추석 앞두고 ‘쌀값 폭락’ 항의…영암 농민들 삭발하고 논 갈아엎어
80kg당 17만5천원 폭락, “생산비도 못 건져” 농가 위기
농민단체 대표들 삭발 단행, 2000㎡ 논 갈아엎기도 진행
“쌀 20만톤 시장격리” 요구, 정부 대책 “미흡” 강한 비판
11월 서울행 트랙터 시위, “농민 생존권” 사수 결의해
농민단체 대표들 삭발 단행, 2000㎡ 논 갈아엎기도 진행
“쌀 20만톤 시장격리” 요구, 정부 대책 “미흡” 강한 비판
11월 서울행 트랙터 시위, “농민 생존권” 사수 결의해
선호성 기자입력 : 2024. 09. 11(수) 15:25

추석을 일주일 앞둔 9월 10일, 전남 영암군 군서면 서구림리 들판에서는 300여 명의 농민들이 모여 강력한 항의 행동을 벌였다. 영암농민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영암군연합회, 전국쌀생산자협회 영암군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영암군농민회가 참여했다.
농민들의 분노는 최근 급격히 하락한 쌀값에서 비롯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수확기 당시 80kg 기준 20만원이었던 쌀값은 올해 9월 5일 기준 17만 5천원까지 떨어져 1년 만에 20%나 하락했다. 이는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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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하락과 함께 농가 경제 상황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농민들은 폭등하는 생산비와 줄어드는 농업 보조금으로 인해 농가 부채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파산하는 농가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청년 농업인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날 집회에서 농민단체 대표 3인과 청년 농민이 삭발을 감행했다. 전광열 한농연 영암군연합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 20년 동안 최저임금은 세 배 반이 오르고 물가도 엄청나게 올랐는데 유독 쌀값만은 뒷걸음질 치고 있어 농민들의 삶도 처참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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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날 집회 주요 행사로, 약 2000㎡ 규모의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는 시위도 진행됐다. 논 주인인 최치원 농민은 “양곡관리법 어려운 말 아닙니다. 시장격리만 잘 되면 농민들이 이렇게 나올 필요도 없고 머리 밀 필요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박근혜 때가 더 낫습니다. 왜요? 그때는 변동 직불금이라도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농민들은 정부에 ▲쌀 20만톤 즉각 시장격리 ▲양곡관리법 개정 ▲쌀 수입 중단 ▲생산비 지원 ▲쌀 생산장려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특히 매년 40만 8700톤씩 들어오는 수입쌀이 쌀값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용범 영암군쌀협회장은 “쌀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쌀 수입을 중단하거나 사료용으로 사용해 밥쌀용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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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농민들은 정부가 발표한 23년산 벼 5만 톤 추가 시장 격리 대책을 “찔끔찔끔 내놓는 주먹구구식 대책”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이 정도 물량으로는 쌀값 하락을 막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정운갑 영암군의회 의원도 “윤석열을 하루빨리 내리는 것이 우리 농민들의 살 길”이라고 말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농협의 역할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농민들은 올해 당선된 농협중앙회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수매가 7만 원(40kg 기준) 이상 보장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철 영암군농민회장은 “올해 각 농협의 추곡수매가는 최소한 7만 원 이상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만일 그 이하로 떨어진다면 농협중앙회에서 그 차액만큼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2022년 8월 영암 군서면 평리 들판에서 있었던 투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농민들은 논을 갈아엎고 도청 앞에서 머리를 깎는 등의 시위를 벌여 쌀 장려금 3천 원과 직불금 대책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같은 장소에서 유사한 시위를 벌이게 된 것이다.
그밖에 농민들은 지방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영암군과 군의회에 농업생산비 지원, 쌀 생산장려금 지급 등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끝으로, 농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가을걷이가 끝나는 11월 농민들은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갈 것”이라며 “서울 한복판에서 트랙터로 갈아엎어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지랭이 농사꾼이 아니라 세상의 주인이, 역사의 주인인 당당한 농민들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투쟁합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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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단순한 가격 하락 문제를 넘어 한국 농업의 구조적 문제와 식량 안보 이슈까지 연결되는 복합적인 사안이다. 쌀 소비 감소, 생산량 증가, 수입쌀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있어,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농협, 지자체 등 관련 기관들의 협력이 시급하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시위는 농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쌀값 폭락으로 인한 농가 경제 악화와 청년 농업인 이탈 문제는 한국 농업의 미래와 직결된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 기관은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 | 삭발투쟁 | 쌀값폭락 | 영암군농민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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