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배신감”…영암 주민들, 대통령에 송전선로 철회 요구
“주민 동의 없는 입지 확정 무효”
전농·전여농 등 전국 농민 연대
산단 재검토·국가산업 분산 배치
요구 서한 전달 뒤 광화문 행진
전농·전여농 등 전국 농민 연대
산단 재검토·국가산업 분산 배치
요구 서한 전달 뒤 광화문 행진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7. 10(금) 10:36

신해남-신장성 345kV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해 온 영암군 주민들이 7일 서울 청와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설계획 철회를 직접 요구했다. 한전과 정부 부처, 국민권익위원회를 차례로 상대해 온 대책위가 지난해 9월 첫 집회 이후 9개월 만에 요구 대상을 대통령으로까지 넓힌 것이다.
‘고압송전선로·철탑건설반대 영암군대책위원회’(위원장 정철)는 이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정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대통령이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세운다기에 송전탑 계획이 멈추겠구나 했지만, 국민주권 정부가 기어이 용인 반도체 산단을 추진하고 주민 머리 위 초고압 송전선로로 수도권에 전기를 보내겠다고 결정한 데 배신감마저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한 입지 확정은 무효”라며 “농촌주민을 희생시켜 기업과 도시를 살리려는 이 정부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위원장의 ‘배신감’ 발언은 정부의 최근 산업정책을 겨냥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반도체 등 국가산업을 수도권·서남권·충청권·영남권으로 분산 배치하고, 호남을 포함한 서남권을 반도체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권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착공이 당초 2030년 6월에서 올해 12월로 3년 6개월 앞당겨졌고, 대책위는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 계획도 이 같은 수도권 전력 수요와 맞물려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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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광화문 일대에서 전국농민대회를 준비하던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윤일권)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정영이) 등도 대표자를 보내 연대했다. 윤일권 의장은 “풍력과 태양광, 송전선로로 고통받는 전국 농민과 함께 이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전 국민적 합의에 따른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춘홍 금정면 대책위원장과 박상진 덕진면 대책위원장은 “수도권 공장을 위해 비수도권 주민이 희생되면 국민의 행복과 안녕이 무너진다”며 건설계획 백지화를 요구했다.
주민들도 잇따라 마이크를 잡았다. 신영열 씨는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쓰는 ‘지산지소’ 원칙에 따라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지중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정면 주민 김노연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우리가 외친 것은 남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고 싶다는 것 하나뿐”이라며 “특별법으로 법적 문제를 걷어내고 한전이 선을 긋는 대로 송전탑을 세우는 구시대적 방식을 당연하게 여겨선 안 된다”고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석기 씨는 “신북면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송전탑이 들어서면 지역소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대책위가 이날 대통령에게 요구한 것은 세 가지다. ▲수도권 전력 수요를 위해 비수도권 주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송전선로 건설 즉각 중단 ▲주민 동의 없이 추진된 신해남-신장성 345kV 건설계획 전면 폐기 ▲전력·용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용인 반도체 산단 전면 재검토와 국가산업의 전국 분산 배치다. 특히 국가산업을 전국으로 분산 배치하라는 요구는 정부가 지난달 밝힌 권역별 분산 배치 구상과 같은 방향이면서도, 수도권 용인 산단으로 전기를 보내는 송전선로는 즉각 멈추라는 것이다.
대책위는 송전탑에 둘러싸인 농촌주민이 끝내 송전선을 끊어내는 역할극으로 상징행동을 벌인 뒤, 이 같은 요구를 담은 서한을 청와대 측에 전달하고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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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대책위는 지난해 9월 첫 집회 이후 나주 한전 본사 궐기대회, 주민설명회 저지, 국회의원 면담,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 집회, 광화문 궐기대회 등으로 압박 대상을 한전에서 정부로 넓혀 왔다. 지난 4월에는 청와대 경청수석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6월에는 국민권익위원회를 처음으로 만났다. 신해남-신장성 345kV 송전선로는 지난해 12월 후보 입지 선정을 마쳤다.
![]() | 결의대회 | 고압송전선로 | 철탑건설반대 |




송전선로 갈등, 이제 공청회서 쟁점 맞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