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4개월만에 ‘또 매연’…미암면 사업장 ‘폐목재 연소’ 적발
폐기물관리법 위반 고발·대기환경보전법 위반 과태료
협약 체결 후 4개월간 군 자체 점검 실적 ‘확인 불가’
협약서 ‘기존 보일러’ 해석 둘러싼 이행 쟁점도 부상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5. 29(금)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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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상생협약 체결로 13년 환경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던 미암면 사안이 협약 4개월 만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영암군이 지난 5월 21일 해당 사업장에서 폐목재가 연소된 사실을 확인하고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협약 체결 이후 군의 자체 점검 실적은 본지 취재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어, 협약 사후관리 체계의 부재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4월 초 매연 재발생…군 두 차례 현장점검

본지 취재에 따르면, 4월 초부터 미암면 춘동리·미중리 등에서 매연과 악취 민원이 다시 제기됐다. 미암면 공해추방대책위원회 최부길 사무국장은 4월 8일경 해당 사업장에서 연기가 발생하는 것을 처음 목격했다고 본지에 밝혔다. 그는 4월 22~23일 사업장 측에 직접 연락해 가동 중단을 요청했으나, 업체 측은 “중동전쟁 여파로 LPG 연료 가격이 상승해 불가피하게 우드칩을 사용했다”는 취지로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암면 주민 이계영 씨가 4월 29일 영암군 ‘군수와의 대화’ 게시판에 공개 민원을 게시했다. 이 씨는 글에서 “업체가 폐쇄하기로 약속한 보일러를 폐쇄하지 않고 정체불명의 트럭에 우드칩을 싣고 와 계속 사용하는 바람에 미암면 중심지 미중리를 비롯해 춘동리 등 마을과 농경지에서 일하는 농민들이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암군은 4월 29~30일 1차 현장점검을, 5월 7~8일 2차 추가 점검을 각각 실시했다.


보름 사이 달라진 영암군 판단

영암군이 민원인 측에 발송한 두 차례 회신 공문은 같은 결재선(환경지도팀장 김미숙·환경기후과장 양동채)을 거쳤지만, 다루는 핵심 쟁점이 달랐다.

5월 6일자 1차 회신 공문은 점화물질 첨가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공문은 “Y환경 보일러 가동시 우드칩 외 점화물질을 첨가하여 보일러를 가동하지는 않고 있었으며 허가 사항에도 그런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명시했다. 이어 “해당 보일러 가동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므로 당장 가동을 중지하고 S업체의 LPG 연료사용 보일러만 사용토록 지도하였다”며, 협약서에 따라 LPG 우선 사용을 재차 확약 받았다고 밝혔다.

15일 뒤인 5월 21일자 2차 회신 공문은 점검 범위를 우드칩 자체의 적법성으로 확장했다. 공문은 “해당 목재칩은 적법한 고형연료제품으로 확인되지 아니한 폐목재로 판단되었으며, 해당 업체가 이를 보일러에서 연소시켜 발생한 열원을 스티로폼 제조공정에 이용한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영암군은 해당 업체를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하고,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 대해서는 경고 및 과태료 처분 절차에 들어갔다.

5월 6일 회신 시점에는 점화물질 차원에서 별도 위반사항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봤던 군이, 보름 사이 연료 자체에 대한 검토를 거쳐 폐목재 연소라는 새로운 위법 판단에 이른 셈이다.


협약 빠진 ‘우드칩 보일러’ 재가동…“파기 여부” 공식 질의

이번 사안은 협약 이행 여부 자체를 둘러싼 해석 쟁점도 함께 안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체결된 「대기배출시설 갈등조정 협약서」 제3조는 ‘본 협약 체결 즉시 고형연료 사용시설인 소각로를 폐쇄한다’, ‘기존 보일러를 폐쇄 조치하고 연료를 LPG로 전환한다’, ‘다만 연료를 변경해야 하는 사유가 발생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와 협의하여 사용 여부를 검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사업장에 보일러 3기가 운영돼 왔다는 점이다. 소각장 보일러, 우드칩 보일러, LPG 가스보일러가 그것이다. 주민 측 설명에 따르면, 협약 체결 당시 우드칩 보일러는 ‘경제성이 없어 가동하지 않는다’는 사유로 협약 본문 논의 대상에서 사실상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재가동된 보일러가 바로 그 우드칩 보일러였다.

이에 따라 협약서상 ‘기존 보일러’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번 우드칩 보일러 재가동이 협약 위반에 해당하는지 자체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부길 사무국장은 지난 5월 26일 영암군 소통폰을 통해 ‘협약서가 파기됐는가, 아닌가’와 ‘파기됐다면 영암군의 대책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를 공식 질의한 상태다. 이에 대한 영암군의 공식 답변은 본지 보도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협약서가 별도 공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도 함께 드러났다. 최 사무국장은 본지에 “협약 당시 군수 서명이 공증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는 안내에 따라 별도 공증을 진행하지 않았다. 협약서 문구에는 공증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실제 공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협약 4개월간 자체 점검 실적 ‘확인 불가’

협약 체결(2025년 12월 31일) 이후 첫 민원이 접수된 4월 29일 전까지 약 4개월간, 영암군 환경기후과의 자체 지도점검 실적은 본지 취재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영암군은 5월 6일자 회신에서 협약 이후의 자체 점검 실적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4월 29일자 군청 게시판 답변에서도 4월 29~30일 점검 사실만 적시했을 뿐 그 이전 점검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본지는 이 부분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환경기후과 환경지도팀에 질의했으나 보도 시점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

「영암군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는 2015년 12월 제정된 이후 10년 만인 지난해 미암면 사안에 처음 적용된 바 있다(본지 2026. 1. 2. 보도). 다만 조례 제13조는 “군수는 협의결과를 이행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노력 규정에 머물러 있어, 협약 체결 이후 이행 모니터링이나 위반 시 강제 수단에 대한 별도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

▲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영암군청 군정홍보실에서 업체 관계자와 미암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대기배출시설 갈등조정 협약서’에 서명했다.


13년 ‘약속 파기’의 반복… 같은 시설 두 번째 고발

미암면 환경 갈등 13년 동안 업체 측의 약속 파기는 반복돼 왔다. 2023년 12월 미암면장 주재 간담회에서 해당 업체 대표는 “공장증설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듬해 6월 J산업 명의로 공장증설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본지 2025. 7. 4. 보도).

또한 본지 취재 결과, 이번에 문제가 된 우드칩 보일러는 2025년 6월에도 불법 소각 혐의로 고발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5월 21일 폐기물관리법 위반 고발은 같은 시설에 대한 두 번째 사법 조치인 셈이다.

해당 사업장은 해당 업체 대표 일가가 운영하는 Y환경, S업체, J산업 등 관계회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 업체는 실질적으로 한 사업장처럼 운영되면서도 법적으로는 별개 법인으로 분리돼 있어, 한 법인에 행정처분이 내려져도 다른 법인의 사업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 구조다(본지 2025. 3. 21. 보도).


이행 강제 장치 부재, 협약 사후관리 과제로

최부길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갈등 조정의) 이행을 강제하는 장치들이 없다는 부분이 큰 한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지는 지난 1월 2일자 보도에서 조례 제11조가 ‘둘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인 만큼 행정의 적극적 활용 없이는 제도가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음을 짚은 바 있다.

협약 4개월 만에 같은 사업장에서 폐목재 연소가 확인된 이번 사안의 처리 과정에서, 협약 사후관리 체계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향후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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