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요구, 한전이 답할 차례다
영암열린신문입력 : 2026. 09. 04(금) 12:16
345kV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 주민설명회가 또 무산됐다. 지난 2일 한국트로트가요센터에서 설명회를 열려던 한국전력과 이를 막아선 주민들이 맞섰고, 한전은 현장에서 무산을 알렸다.
이 장면을 ‘주민이 설명회를 막았다’고만 읽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은 이미 지난달 21일 30명 이상의 동의를 모아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다. 듣기만 하는 자리 대신 양측 전문가가 쟁점을 공개적으로 따지자는 것이다.
주민들의 불신에는 근거가 있다. 지난해 영암에서 주민설명회는 두 차례 무산됐지만 사업은 멈추지 않았다. 그해 12월 한전은 반발 속에 최적경과지를 확정했고 절차를 계속 밟았다. 설명회를 막는다고 사업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주민들도 안다. 공청회를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한전도 ‘설명회를 열려 했다’는 사실만으로 의견수렴의 책임을 다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설명회를 추진하고, 무산되면 그 사실만 남긴 채 다음 절차로 넘어가는 일이 반복된다면 의견수렴은 형식으로만 남는다.
시점도 문제다. 한전은 공청회를 열겠다면서 시기를 ‘추석 이후’로 제시했다. 그러나 사업시행계획 의견 제출은 9월 18일,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의견 제출은 9월 28일 마감이다. 법이 개최 기한을 정하지 않은 것과, 주민 의견이 사업에 반영될 수 있는 때에 듣는 것은 다른 문제다.
노선을 정하고 다음 절차로 나아갈 권한은 한전에 있다. 주민에게 남은 수단은 집회와 의견 제출, 공청회 요구뿐이다. 이 격차를 빼놓고 주민의 저항 방식만 문제 삼을 수는 없다.
한전이 답할 차례다. 공청회를 제대로 열어 왜 이 노선이어야 하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피해 우려를 어떻게 검토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 자리에서 나온 의견이 사업계획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밝혀야 한다. 공청회마저 결정된 사업을 통보하는 자리로 끝난다면 남는 것은 절차의 기록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