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용수 확보에…멈춘 신북 용수사업 재추진
나주호 물 일부 반도체용 활용
신북·시종 일부엔 영산강 물
2023년 취수 협의 불발로 중단
죽산보 하류로…취수 허가는 별도
신북·시종 일부엔 영산강 물
2023년 취수 협의 불발로 중단
죽산보 하류로…취수 허가는 별도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8. 28(금) 11:08

▲ 나주호 전경 [사진=나주시청]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될 반도체 산단의 공업용수 확보와 맞물려, 2023년 중단된 영암 신북지구 농촌용수 재편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나주호 물을 이용해 온 신북면과 시종면 일부에는 영산강 물을 끌어와 부족분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호남권 반도체 산단 용수 구축사업과 신북지구 농업용수 공급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의결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대규모 재정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경제성과 정책적 필요성 등을 따지는 절차다. 광주 군공항 부지 약 826만㎡에는 반도체 생산공장인 팹(Fab) 4기와 협력사 입주가 계획돼 있으며, 하루 65만t의 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제시됐다.
신북면과 시종면 일부, 나주 반남·공산면 일대는 지금까지 나주호 농업용수를 공급받아 왔다. 이들 지역은 나주호 용수로의 말단부에 있어 물 자체가 늘 부족하다기보다, 극심한 가뭄 때 물이 제때 닿지 않는 취약성이 있었다.
2019년 무렵 극심한 가뭄으로 이 같은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영산강 물을 끌어와 공급하는 ‘신북지구 농촌용수이용체계재편사업’이 계획됐다. 당시 사업비는 490억 원 규모로, 양수장 2곳과 송수관로 12.1㎞를 설치해 나주호 말단지역의 농업용수 공급을 보완하는 내용이었다.
신북지구는 2020년 기본조사지구로 선정돼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갔고, 양수장과 송수관로 노선까지 정해졌다. 그러나 영산강 물 취수를 위한 홍수통제소와의 물 사용 허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2023년 공사 착수 전 중단됐다.
사업이 멈춘 뒤에도 신북·시종 농가는 기존처럼 나주호 물을 받아 농사를 지어왔다. 정석기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은 “나주호 수위가 크게 낮아지는 때가 아니면 최근에는 신북지역 농업용수 공급에 큰 애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와 같은 극심한 가뭄이 반복되지 않아 용수재편사업도 이후 지역에서 다시 거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멈춘 사업을 다시 움직이게 한 것은 반도체 산단의 새로운 물 수요다. 정부가 나주호 농업용수 일부를 반도체 공정용수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기존 수혜 농경지에 공급하던 물을 다른 수원에서 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국무회의 안건에 포함된 신북지구 농업용수 공급사업은 기존 농촌용수이용체계재편사업을 변경해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에 요구되는 역할도 넓어졌다. 당초 계획이 극심한 가뭄 때 말단부의 공급 지연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뒀다면, 이번 재추진안에는 나주호에서 산업용으로 전환되는 물량을 대신할 공급능력까지 요구된다.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 관계자는 기존 계획이 죽산보 상류에서 물을 취수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는 물이 상대적으로 많은 죽산보 하류로 양수장 위치를 옮기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취수 지점 변경 등에 따라 사업비가 당초보다 300억 원가량 늘어난 700억 원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무국장은 과거 신북지구 용수재편사업과 나주호 물의 반도체 산업용 전환 계획을 이번 취재 과정에서 처음 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농업과 반도체 산업 모두 중요하지만, 극심한 가뭄 때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우려했다.
예타 면제로 재정 절차는 단축됐지만, 영산강 물을 실제로 끌어오려면 하천수 사용 허가 협의를 별도로 거쳐야 한다. 변경 사업비와 영산강 대체 공급량, 착공·준공 일정, 대체 공급시설 구축과 나주호 물의 산업용 전환 시점은 앞으로 세부 사업계획과 인허가 협의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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