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벌이고 공모 따고…뒤따르는 재정부담
제327회 임시회 추경안 심사 ②
경제건설위 28건 46억여 감액
공모사업 군비·운영비 부담 지적
사업 지연에 추가 비용 잇따라
농업지원 재원 배분 방식 쟁점
경제건설위 28건 46억여 감액
공모사업 군비·운영비 부담 지적
사업 지연에 추가 비용 잇따라
농업지원 재원 배분 방식 쟁점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8. 28(금) 11:03

▲ 지난 20일 열린 제327회 영암군의회 임시회 제1차 경제건설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안건을 심의했다. [사진=영암군의회]
당초 제출안에 301억 원의 차입을 담은 영암군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놓고 경제건설위원회는 ‘사업을 확보한 뒤의 비용’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공모사업에 뒤따르는 군비와 운영비, 늦어진 기존 사업에서 추가로 발생한 비용이 잇따라 문제로 제기됐고 농업예산의 배분 방식도 쟁점이 됐다.
경제건설위는 지난 20일 제327회 임시회에서 추경안을 예비심사해 28건에서 46억2,935만1천 원을 감액한 수정안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경제건설위 소관 세입에는 정부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 152억 원이 포함됐다. 소관 세출예산은 4,125억200만 원으로 기정예산보다 1,228억4,900만 원, 37.66% 늘었다. 1천만 원 이상 자체 신규사업도 13개 부서 165건에 227억8,500만 원이 편성됐다.
전문위원은 국·도비 보조사업과 지역 현안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사전 행정절차와 사업 진척도, 집행 가능성을 함께 따져 적정한 시기에 예산이 편성됐는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체 신규사업은 필요성과 시급성뿐 아니라 재원 확보와 향후 지속적인 재정부담까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모 따오면 끝?…군비·운영비까지 따져야
실제 심사에서는 공모사업을 확보한 뒤 군이 떠안아야 할 재정부담을 충분히 따졌는지가 잇따라 문제로 제기됐다.
환경기후과의 남생이 생물자원보전시설 조성사업은 건축비 등에 도비를 지원받아 전체 50억 원 규모로 추진 중이다. 박영배 위원은 공원 조성계획과 실시계획 인가 등을 위해 이번 추경에 추가 편성한 용역비 1억1,300만 원을 놓고 재정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의 시급성을 따졌다.
신만철 환경기후과장은 건축물 조성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행정절차로, 이번에 요구한 예산은 이미 진행 중인 용역의 준공에 필요한 부족분이라고 설명했다.
금정초중학교 농촌유학센터와 금정면 복지회관에서도 군비 부담과 사후 관리 문제가 이어졌다. 집행부는 농촌유학센터의 경우 금정초등학교와 협의한 결과 10가구가 입주 의사를 보이고 있어 우선 4가구 규모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정면 복지회관은 수변구역 특별지원사업으로 기금 약 18억 원을 지원받지만 군비도 약 15억 원이 들어간다. 박영배 위원은 준공 이후 계속 들어갈 관리비까지 거론하며 “공모 해갖고 영암군이 망하게 생겼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부재원을 확보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군비 부담과 이후 유지관리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같은 문제의식은 예결위까지 이어졌다.
군서에 건립 중인 통합 미곡종합처리장(RPC)을 놓고 집행부는 공모 당시 재원분담 비율이 국비 40%, 도비 6%, 군비 14%, 자부담 40%로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강찬원 경제건설위원장은 예결위 질의에서 농민을 위한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국비 사업 공모해서 갖고 왔다, 군비 무조건 넣어야 된다 이런 사고는 버렸으면 쓰겠다”며 공모 단계에서부터 군비 부담을 따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늦어진 사업에 감리비·재감정·소송비까지
새로운 사업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 못지않게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제때 마무리하고 관리하는 문제도 쟁점이 됐다. 기존 사업의 집행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사업기간이 길어지면서 당초 계획하지 않았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우리동네 살리기’ 사업으로 조성한 교동점방에서는 공사 과정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까지 나왔다. 전체 75억 원 규모의 공모사업으로 군비 부담 비율은 30%다.
박영배 위원은 공모사업비로 노후 건물을 매입한 뒤 구조보강 등 공사를 하고 다시 공사가 이뤄진 경위를 따지며 1차와 2차 공사비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윤철민 도시디자인과장은 관련 내용을 정리해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이 요구는 회의 중 질의에 그치지 않았다. 경제건설위는 심사를 마치면서 교동점방 사업 지출내역 등을 포함한 총 4건의 자료를 「지방자치법」 제48조에 따른 위원회의 공식 서류제출 요구사항으로 의결했다.
교동지구 도시개발사업에서는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책임감리비가 추가로 필요해졌다.
윤 과장은 당초 올해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공사가 지연돼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감리비를 추경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여러 사업을 벌여놓고 마무리가 늦어지면 감리비뿐 아니라 물가와 인건비 상승까지 추가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박영배 위원은 이 과정에서 “내년 본예산에 이거 처리할라면 지방채 발행한다는 소리도 나와요”라며 사업을 서둘러 마무리할 것을 주문했다. 군은 이번 추경에 사업비가 확보되면 정상적으로 추진해 내년 6월 말까지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창업지원센터 주차장 부지 매입에서도 추가비용 문제가 불거졌다.
군은 부지 매입을 위해 이미 한 차례 감정평가를 실시했지만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채 1년의 유효기간이 지나 다시 감정평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박영배 위원은 비용을 들여 평가한 뒤 기간 안에 후속 절차를 밟지 못해 다시 군비를 투입하게 됐다며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를 문제 삼았다. 예산부서는 이번 감정평가 이후 내년도 본예산에 부지 매입비를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수도사업소에서는 공사기간 연장이 소송에 따른 재정부담으로 이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대불산단 하수도 관련 공사는 2018년 시작해 2022년 3월 준공됐다. 공사기간이 늘어나자 시공사 3곳이 2023년 영암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군은 이번 추경에 공사 지연에 따른 7억 원대 소송판결금을 편성했다.
집행부는 대불산단 주요 도로에 관로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선박블록 운반 일정과 공사 시기를 조율해야 했고, 예상하지 못한 매설물과 공법 변경에 따른 인허가, 태풍과 코로나19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사기간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소송 과정에서는 공사 지연에 영암군도 일부 책임을 부담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업을 새로 시작할 때 필요성과 시급성을 따지는 것뿐 아니라 이미 착수한 사업을 계획대로 마무리하고 추가비용을 통제하는 것 역시 재정관리의 과제로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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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천수 예결위원장이 지난 24일 제327회 영암군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6년도 제1회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결과를 보고했다. [사진=영암군의회] |
농업예산, 농협·법인과 농가 사이
농업 분야에서는 농협과 법인 등을 통한 생산·유통 인프라 지원과 개별 농가가 직접 체감하는 지원 사이에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유통산업과 심사에서는 벼 건조저장시설을 비롯해 공동선별·물류·마케팅 등 농협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의 적정성이 잇따라 제기됐다.
벼 건조저장시설 지원사업은 노후한 시종·미암·영암·삼호지역 시설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41억 원 규모 사업으로, 자부담 40%를 제외한 나머지는 국비와 지방비로 지원하는 구조다.
강찬원 위원장은 농협의 수매·유통시설 지원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개인 RPC와의 형평성 등을 거론하며 지원이 한쪽으로 집중되는 문제를 따졌다. 강 위원장은 “거의 농협을 먹여 살리네”라고 비판하면서도 지원 자체를 줄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전제한 뒤 “너무 한쪽으로 예산이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농업정책과 심사에서는 농가가 직접 체감하는 안전망과 경영비 부담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김기천 위원은 농업인 안전재해보험 가입자가 7천 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아직 보험 안전망 밖에 있는 농민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자신이 파악한 수치를 토대로 서영암농협의 가입률은 90%를 넘는 반면 60% 안팎에 머무는 다른 농협도 있다고 제시했다. 서영암농협의 경우 환원사업으로 조합원은 자부담 1만 원, 비조합원은 약 5만4천 원을 부담하면 가입할 수 있다며 농협별 역할에 따라 가입률 격차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농업정책과도 서영암농협이 조합원 복지 차원의 환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필수농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대응 요구도 이어졌다.
김기천 위원은 앞선 환경기후과 심사에서 그린환경센터가 사용하는 요소수 등 화학약품 가격 상승으로 재료비 1,800만 원이 추가 반영된 사례를 끌어왔다. 그는 “기업이 앓는 소리 하는 것은 덥석 받아주면서 지역의 농민들이 곡소리를 내고 있는 환경에 대해서 왜 우리는 응답을 안 하고 있죠?”라고 물었다.
이어 시설원예 청년농가가 사용하는 양액비료 가격이 6개월 사이 최고 70~80%까지 올랐다고 제시했다. 반면 농산물 가격은 떨어져 시종의 한 농가는 수확·포장·상하차와 수수료를 감당하면 손해가 나자 하우스를 개방하고 현금 1만 원을 받은 뒤 소비자가 직접 수확하도록 했다는 현장 사례도 들었다.
김 위원은 다른 지자체에서 필수농자재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급등할 경우 차액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영암군도 한시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관련 생산안정기금 예산 3,670만 원만으로는 급격한 경영비 상승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내놨다.
고천수 위원도 농산물 가격 하락이나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조성한 농산물 안정기금이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사업에 앞서 기금을 안정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예결위에서는 경제건설위가 3천만 원을 전액 감액한 천황사지구 유채 경관단지 사업을 놓고 농협 지원의 실효성과 기존 사업 성과가 다시 논의됐다.
김기천 위원은 그동안 경관작물 재배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운영 주체인 농협이 우선 자력으로 사업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운갑 위원도 유채 재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원인으로 지적된 습해와 배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협과 법인을 통한 시설·유통 지원은 농산물의 수매와 판매 기반을 갖추는 데 필요한 영역이다. 다만 이번 심사에서는 이런 지원이 실제 농가의 경영안정과 소득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현장에서 요구되는 직접지원과의 우선순위는 적절한지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계수조정 과정에서는 본예산에서 한 차례 삭감했던 사업을 추경에 다시 편성한 문제도 눈에 띄었다. 강찬원 위원장은 회의 시작부터 2026년도 본예산에서 심사해 삭감한 예산은 제안설명을 생략하도록 했다.
유통산업과의 무화과박스 동판 제작지원비 2천만 원도 본예산에서 삭감됐다가 이번 추경에 다시 편성된 사업이다. 김문진 유통산업과장이 먼저 본예산 삭감 사실을 밝히며 편성 이유를 설명하려 하자 박영배 위원은 “본예산에 삭감됐으면 올리면 안 되지”라고 말한 뒤 다음 사업으로 질의를 넘겼다. 해당 예산은 예결위에서도 전액 삭감됐다.
기업지원과의 ‘지역특화산업 친환경시스템 구축사업’ 15억 원도 경제건설위에서 전액 감액됐으며 예결위에서도 삭감이 유지됐다. 경제건설위와 예결위 공개 심사에서는 이 사업을 놓고 별도의 질의·답변이 이어지지 않았다.
두 상임위원회는 예비심사에서 자치행정위 22건 47억5,614만2천 원, 경제건설위 28건 46억2,935만1천 원 등 모두 50건에서 93억8,549만3천 원을 감액했다. 예결위는 부서별 보충설명과 계수조정을 거쳐 최종 25건에서 34억5,709만8천 원을 감액해 내부유보금으로 조정했다.
결국 이번 심사는 새 사업을 얼마나 더 확보할 것인가보다, 한 번 시작한 사업과 그 뒤에 따라붙는 비용을 끝까지 감당하고 통제할 수 있는가를 묻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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