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를 안 했다고 책임까지 사라지진 않는다
영암열린신문입력 : 2026. 08. 21(금) 12:55
영암군이 주민 반발을 고려해 345 kV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직접 공고·공람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업 절차는 멈추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관련 법령에 따라 별도 공고를 내고 지난 18일부터 영암지역 공람에 들어갔으며, 주민설명회도 9월 2일 열린다.
이번 일은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에서 지방정부가 처한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주민 반발을 의식해 군이 행정절차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관련 법령은 지자체가 공고·공람하지 않아도 사업시행자가 직접 절차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군의 공고 거부만으로 사업에 제동을 걸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공고했느냐가 아니다. 주민들이 자신들의 삶과 재산에 영향을 미칠 사업의 내용을 제대로 알고 충분히 의견을 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영암군의 대응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군은 공람이 시작된 다음 날 보도자료를 내면서 한전이 관련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이미 시작된 공람기간과 장소, 9월 2일 주민설명회 일정은 알리지 않았다. 주민의 혼선을 줄이고 알권리를 보장하려 했다면 가장 먼저 알려야 할 정보였다.
직접 공고하지 않은 것은 주민 반발을 고려한 행정적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공고 주체에서 빠졌다고 주민에 대한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전 역시 법정 절차를 밟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영암구간에만 23.03㎞의 송전선로와 철탑 67기가 계획된 만큼, 앞으로 주민의 우려에 구체적으로 답하고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특별법이 사업의 속도를 높일 수는 있어도 사회적 동의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이제 영암군과 한전이 답해야 할 것은 공고의 주체가 누구냐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절차에서 주민의 알권리와 의견 제출권을 얼마나 충실히 보장할 것인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