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케이크·와인·식초까지…영암 무화과 ‘생과 이후’
성심당 협업 3년째…기업 연계 판로도 확대
시제품 넘어 연구소·가공시설 구축 절차 진행
3개년 계획 마지막 해…성과는 판로·농가소득에
시제품 넘어 연구소·가공시설 구축 절차 진행
3개년 계획 마지막 해…성과는 판로·농가소득에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8. 21(금) 11:17

성심당 시즌 케이크에 3년째 쓰이는 영암 무화과가 올해 와인·식초 시제품으로도 개발되면서 생과 중심 산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성심당은 20일부터 영암 무화과를 활용한 시즌 한정 케이크 ‘무화과시루’ 판매에 들어갔다. 케이크 위에 제철 영암 무화과를 올린 제품으로, 홍보에서도 ‘영암 무화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성심당과 영암 무화과의 인연은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이다. 영암산 무화과는 2024년 8월 성심당에 처음 공급된 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련 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3년째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영암 무화과의 외부 브랜드 판로는 이보다 앞서 시작됐다. 2023년 9월부터 파리바게뜨에 무화과 공급이 시작됐고, 2024년에는 성심당과 온라인 플랫폼 등으로 유통채널이 넓어졌다. 당시의 관심이 제철 무화과를 새로운 판매처와 연결하는 ‘판로 다변화’였다면, 성심당과의 3년째 협업은 그 흐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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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으로 넓히는 ‘생과 이후’ 시장
이제는 생과를 새로운 곳에 판매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가공시장으로 소비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도 구체화되고 있다. 영암군은 19일 삼호종합문화체육센터에서 무화과 와인·식초 개발 결과보고·토론회를 열고 시제품을 공개했다. 도후인·바나네·짐니카 등 영암에서 재배되는 3개 품종의 발효 특성을 분석해 와인 4종과 식초 3종을 개발했다.
이번 개발의 의미는 와인이나 식초라는 새로운 제품 자체보다 제철 생과에 집중된 소비구조를 보완하려는 데 있다. 무화과는 유통기간이 짧고 소비가 출하시기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군도 이번 연구를 통해 가공제품으로 소비 영역을 넓혀 연중 소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와인과 식초는 아직 시제품이다. 상용화 가능성 검토와 기술이전 등을 거쳐 실제 생산과 판매로 연결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특히 와인은 실제 생산 단계에서 주류 제조면허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 시제품 개발과 시장 진입 사이에는 상품성 검증과 생산·유통 체계 구축이라는 또 다른 단계가 놓여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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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로와 가공의 중요성은 영암 무화과 산업의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영암에서는 1,596농가가 500.25㏊에서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으며, 지난해 생산량은 9,641톤에 달했다. 국내 최대 주산지라는 생산 기반을 갖춘 만큼 경쟁력의 문제도 이제 ‘얼마나 생산하느냐’에만 머물 수 없다. 집중되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시장과 연결하고 부가가치를 얼마나 높이느냐가 산업의 다음 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업과 연계한 외부 판로도 일정한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암군 집계로 지난해 10월까지 기업을 통해 판매된 영암 무화과는 121톤이었다. 기업 협업이 기존 산지 유통과는 다른 소비시장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이를 영암 무화과의 안정적인 핵심 판로로 평가하기에는 앞으로 확대해야 할 여지도 크다.
정책의 무게중심도 달라지고 있다. 영암군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무화과 산업발전 3개년 계획’을 추진하며 생산·가공·유통·연구개발·홍보마케팅 등 5개 분야 25개 사업에 42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는 이 계획의 마지막 해다. 앞서 유통채널을 넓혀 ‘어디에 팔 것인가’를 찾았다면, 이제는 어떻게 가공하고 소비기간을 어떻게 늘리며 이를 뒷받침할 연구·제조 기반을 어떻게 갖출 것인지로 정책의 범위가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를 뒷받침할 연구·가공 기반 구축도 삼호읍 나불리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군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무화과 테마파크 1단계에는 제조·가공시설과 무화과연구소, 체험공방 등이 포함돼 있다. 1단계 사업비는 70억 원으로, 이 가운데 제조·가공시설에는 18억 원을 투입해 건식·습식 가공실과 관련 장비를 갖출 계획이다.
총사업비 40억 원 규모의 무화과연구소는 현재 건축설계가 진행 중으로 오는 11월 설계 완료를 앞두고 있다. 당초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했지만 부지 매입과 관련 행정절차 등이 맞물리면서 일정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영암군농업기술센터는 제조·가공시설과의 연계 등을 감안해 올해 11~12월에서 내년 1~2월 사이 착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는 품종개발과 병해충 대응뿐 아니라 가공기술과 상품개발을 위한 가공랩실도 들어설 예정이다. 제조·가공시설 역시 기본·실시설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시설보다 중요한 상품화·판로
이처럼 영암 무화과 산업의 확장도 단계적으로 진행돼 왔다. 2023~2024년에는 베이커리와 온라인 플랫폼 등 새로운 유통채널을 넓히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면, 현재는 기업 판로를 이어가면서 가공제품 개발과 연구·제조 기반까지 갖추려는 단계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사업이 놓인 단계는 분명히 다르다. 성심당을 비롯한 기업 협업은 실제 상품과 물량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단계인 반면, 와인·식초는 아직 시제품이고 연구소와 제조·가공시설은 설계와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정책과 투자의 외연이 넓어졌다는 사실과 무화과 산업 자체가 성장했다는 평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시설과 연구사업을 늘리는 것 자체가 곧 산업의 성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소와 가공시설은 산업화를 위한 기반일 뿐 그 자체가 최종 성과는 아니다. 개발한 시제품이 상품으로 이어지고, 시설이 실제 생산과 판매에 활용되며, 연구 결과와 새 유통망이 농가의 판로와 소득으로 연결돼야 투자의 산업적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지난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에서도 무화과 산업을 생산기술 지원에 그치지 않고 가공·유통과 안정적인 판로까지 연계해 육성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됐다.
성심당과의 3년째 협업은 지난 몇 년간 추진해 온 판로 다변화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와인·식초 개발과 연구·가공시설 구축은 그 이후의 산업 영역을 넓히려는 다음 단계다. 3개년 산업발전 계획의 마지막 해인 올해는 사업의 확대와 실제 산업적 성과를 구분해 볼 시점이기도 하다. 영암 무화과 산업의 다음 성적표는 투자한 사업비나 들어선 시설의 숫자가 아니라, 개발한 제품이 시장에서 팔리고 지속적인 판로가 만들어져 그 성과가 농가소득으로 돌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 | 무화과 | 영암군 | 영암무화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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