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의 세금은 군수의 ‘쌈짓돈’이 아니다
영암열린신문입력 : 2026. 08. 21(금)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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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심 진보당 영암군위원장

지방자치의 가장 엄중한 원칙은 ‘군민주권의 실현’이다. 군민이 피땀 흘려 낸 세금은 단 1원도 헛되이 쓰이지 않고, 고스란히 군민 전체의 안전과 복지, 삶의 질을 높이는 혜택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군수와 군의원은 주권자가 잠시 맡겨둔 공적 금고의 관리자일 뿐이다. 그러나 작금의 영암군정을 바라보는 군민들의 마음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마치 기업의 오너가 회삿돈을 굴리듯, 군민의 공적 예산을 치적 과시와 선거 보은용 감투, 대형 전시성 토목 공사에 ‘쌈짓돈’ 쓰듯 탕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1회 추경을 거쳐 총 8,934억 원 규모로 불어난 2026년도 영암군 전체 살림살이를 들여다보면 행정의 기본 원칙마저 완전히 무너졌다. 당초 본예산(7,191억 원) 편성 때 산단 안전을 위해 쓰여야 할 ‘대불산단 하수도 기금’ 230억 원을 헐어 쓰더니, 이번 1회 추경에서는 1,743억 원의 추가 재원이 확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정부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301억 원이라는 거액의 빚을 또 차입해 왔다. 안팎으로 끌어다 쓴 빚과 전용 자금만 무려 530억 원대에 달하고, 정부 차입금 301억 원에 대해서만 매년 11억 원이 넘는 이자(연 3.85%)를 고스란히 군민 혈세로 물어야 한다.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춰 건전하게 살림을 꾸려야 한다는 지방재정의 대원칙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10년간 지켜온 ‘채무 제로’ 지자체의 자부심마저 무너뜨렸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도 절박하여 빚까지 냈는가? 그 빚과 증액 예산의 행선지를 보면 기가 막힌다. 이번 추경의 순수 토목·건축비만 536억 원에 달하고, 그중 75%가 넘는 401억 원이 인구 1만 명도 되지 않는 영암읍 한 곳에 몰려 있다. 교동지구(111억), 대동공장(90억), 반다비체육관(64억), 도서관 중복 투자(30억) 등 사람도 많지 않은 곳에 대형 건물과 도로·교량 확장 공사가 영암읍에만 융단폭격식으로 배정됐다. 반면, 인구 5만 명 군정에 선거캠프 출신들을 위한 전문임기제 보좌관 등 5명의 자리를 의회 보고도 없이 늘리고, 민간 봉사단체마저 편 가르기로 줄 세우는 행태는 예산과 인사의 사유화가 어디까지 치달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방소멸의 절박한 위기 속에서 군정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최우선 과제는 명확하다. 허울뿐인 시멘트 건물이 아니라, 모든 군민이 안정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군민기본소득’을 확실하게 보장하여 무너지는 지역 상권과 민생의 숨통부터 틔워주어야 한다.

또한, 선거 때 안전시공 기원제까지 지내며 대대적으로 약속했던 ‘대불주거단지와 삼호중·고등학교 간 통학로 개설 및 안전 보행로 개선 사업’부터 온전히 마무리해야 마땅하다. 영암 전체 인구의 43%가 거주하고 학령기 아동의 70%가 자라는 삼호읍 아이들이 매일 등하굣길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데, 수백억 원의 시멘트 예산을 엉뚱한 곳에 쏟아붓는 것은 군민에 대한 명백한 배임이다.

영암군 산업의 심장인 대불산단 조선업을 친환경·최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미래 투자와 함께 최첨단 기술 교육, 주차장 확보, 쾌적하고 안전한 정주 여건 조성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목포로 빠져나가는 수많은 노동자와 가족들이 삼호에 터를 잡고 살 수 있도록 신도시급 정주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지자체가 서둘러야 할 진짜 자립 기반이다.

오는 8월 24일 월요일, 영암군의회의 제327회 임시회가 막을 내린다. 군의회는 결코 집행부의 거수기나 명목상의 통과 절차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군민의 혈세를 담보로 한 301억 원의 무리한 차입안과 영암읍에 편중된 400억 원대 토목 예산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예산의 주인은 군수도, 군의원도 아닌 바로 ‘영암군민’이다. 군민의 피땀 어린 세금을 본래 주인인 모든 군민의 기본소득과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로, 민생 현장으로 되돌려놓는 것, 그것이 지금 군정과 의회가 증명해야 할 ‘군민주권’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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