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의대 다시 갈림길…목포권 병원도 불투명
목포대 수용·순천대 공식 거부
특별시 추가 중재안 제시 않기로
순천대, 목포대에 직접협의 제안
20일 전후 통합신청 분수령
특별시 추가 중재안 제시 않기로
순천대, 목포대에 직접협의 제안
20일 전후 통합신청 분수령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7. 16(목) 11:11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위해 추진돼 온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논의가 다시 갈림길에 섰다.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을 목포에 두고 순천에 대학병원을 우선 설립하는 중재안에 두 대학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특별시가 주도한 조정은 사실상 멈췄다.
이에 따라 영암을 비롯한 서부권 주민들이 기대해 온 목포권 대학병원 추진도 일정과 재원이 확정되지 않은 채 불확실성이 커졌다. 다만 국립의대 설립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며, 순천대가 목포대에 직접 협의를 제안하면서 논의의 공은 다시 두 대학으로 넘어갔다.
목포대 수용·순천대 거부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은 두 대학의 통합을 전제로 목포에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을 두고, 순천에는 500병상 이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먼저 설립하는 내용이다.
목포권에는 이후 기존 의료시설을 인수·확대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학병원을 마련해 최종적으로 ‘1개 의대·동서부권 2개 대학병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10일 단일 의대와 동·서부권 대학병원 2곳을 설립한다는 목표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병상 수급과 의료자원, 예비인증 절차, 재정 여건을 고려해 두 병원을 단계적으로 갖추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보도자료는 ‘2개 대학병원’이라는 최종 목표를 앞세운 반면, 대학본부와 의과대학을 목포에 두고 순천 병원을 먼저 설립하는 배치 차이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목포권 대학병원의 규모와 개원 시기, 재원 조달 방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목포대는 지난 13일 전남 국립의대 설립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며 기획위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했다. 반면 순천대는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며 중재안을 거부했다.
순천대는 대학본부와 의과대학이 인사·예산·학사·연구를 결정하는 핵심 기능이라며, 이를 모두 목포에 두면 순천에는 본부 없는 캠퍼스와 의대 없는 대학병원만 남게 된다고 주장했다. 대학본부까지 목포에 배치되면 인구 84만 명의 동부권에는 본부를 둔 4년제 국립대학이 없어질 것이라며,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을 순천에 두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추가 중재 중단…통합신청 임박
기획위는 14일 새로운 배치안이나 추가 중재안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양 대학의 장기간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 특별시의 행정·재정 지원을 전제로 내놓은 최종 중재안이며, 특정 대학의 수정 요구를 반영하면 형평성과 절차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다.
다만 두 대학이 자율적으로 공동합의서를 마련하면 그 결과를 존중하기로 했다. 공동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재안이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통합특별시에도 대학 간 중재 역할을 끝내도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통합신청 일정도 임박했다. 지역 언론과 대학가에서는 오는 20일 전후를 사실상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지만, 기획위의 공식 입장문에는 특정 날짜가 아닌 ‘7월 중 통합신청서 제출 일정’만 명시돼 있다.
기획위는 2030년 국립의대 개교 일정에 맞추려면 2027년도 정부 예산 반영과 의학교육 예비인증, 수련병원 지정 등의 후속 절차를 밟아야 해 7월 안에 신청서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순천대, 목포대에 직접협의 제안
순천대는 기획위 발표 직후인 14일 오후 목포대에 대학 통합과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직접 협의를 공식 제안했다.
순천대는 의대 정원 배정과 대학 통합, 대학병원 설립·승인의 결정 주체가 서로 다른 만큼 제3자의 중재보다 당사자인 두 대학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구 규모와 의료 수요, 재정 타당성, 지속가능성, 의학교육 인증 등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 논의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목포대가 직접 협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두 대학이 본부와 의과대학·대학병원의 배치와 권한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지가 다음 변수로 떠올랐다.
다만 목포대는 기획위 중재안을 조건 없이 받아들인 반면 순천대는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의 순천 배치를 요구하고 있어, 촉박한 일정 안에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페널티’ 거론…지역 공방도 격화
중재안 불발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지난 13일 KBS광주 대담에서 중재안에 동의하지 않은 대학에 대해 특별시가 취할 수 있는 ‘페널티’를 고민하고, 특정 대학과 의대 문제를 풀어가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목포지역 정치권은 순천대 책임론과 후속 조치를 요구한 반면, 순천대는 대학과 지역의 장래를 좌우할 문제를 정치적 시한과 압박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대학 간 입지 갈등이 정치적 책임 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영암 등 서부권 의료공백 여전
대학본부와 의과대학 소재지를 둘러싼 논쟁과 별개로, 영암을 비롯한 서부권 주민에게는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할 상급의료 기반이 실제로 언제 갖춰질지가 핵심이다.
목포시와 목포시의회는 지난 14일 공동 입장문에서 서부권에 상급종합병원이 없고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전국 평균보다 높다며, 응급의료 전달체계와 필수의료 기반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획위 중재안에서도 순천 대학병원은 우선 설립 대상으로 제시된 반면, 목포권 대학병원은 후속 단계에 놓였다. 병원의 규모와 개원 목표, 기존 의료시설 인수 여부, 정부와 특별시·대학의 재원 분담 방안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재안이 수용됐더라도 영암 등 서부권 주민이 대학병원급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시점은 명확하지 않았다. 중재안마저 불발되면서 목포권 대학병원의 추진 경로도 다시 불확실해졌다.
현재 불발된 것은 전남 국립의대 신설 자체라기보다 대학본부와 의대, 대학병원의 배치 방식을 담은 기획위의 최종 중재안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전남 국립의대 추진의 다음 분수령은 목포대와 순천대가 직접 협상에 나서 새로운 공동합의를 마련할 수 있을지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합특별시의 별도 의료 기반 확충 방안과 정부의 전남 국립의대 추진 방식이 후속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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