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硏 “영암은 복합 거점”…현실은 전력 공급지?
태양광·산업수요 동시 보유 평가
팹은 광주권·AI센터는 해남 중심
대불산단 연계가 지역 실익 관건
팹은 광주권·AI센터는 해남 중심
대불산단 연계가 지역 실익 관건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7. 03(금) 11:04

전남연구원이 영암을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과 산업 전력 수요를 함께 가진 분산에너지 ‘복합형’ 거점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서남권 반도체·AI 투자 흐름에 비춰보면, 영암이 고부가가치 수요시설을 직접 끌어안기보다 전력 공급지 역할에 머물 수 있다는 과제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전남연구원은 지난 6월 18일 발간한 이슈리포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운영 방향」에서 전남 22개 시·군을 동일한 사업 모델이 아닌 기능 분담형 특화지역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신안·해남·영광·영암·고흥을 재생에너지 공급자원형, 여수·광양을 산업수요 연계형, 나주를 에너지신산업 플랫폼형으로 분류했다. 목포·순천·무안 등 도시지역은 수요관리형, 농어촌 지역은 영농형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수요반응을 결합한 모델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영암은 단순 공급지역으로만 제시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영암이 태양광 설비용량이 높고 산업·농업·조선·기자재 수요를 함께 보유하고 있다며, 공급자원형과 수요연계형을 결합한 복합형 특화모델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태양광·제조업 전력 모두 전남 4위
전남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영암의 누적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556.90MW로, 신안·해남·영광에 이어 전남 22개 시·군 중 4위다. 제조업 분야 전력 사용량도 연간 777.09GWh로 여수·광양·순천 다음인 4위로 제시됐다. 태양광 공급 기반과 제조업 전력수요가 모두 전남 4위권에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영암은 보고서가 말한 ‘복합형’ 가능성을 설명하는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복합형 잠재력이 실제 산업시설 배치와 지역 실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29~30일 서남권에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구축하는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다만 개별 팹의 구체적인 입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삼성은 ‘광주’를 후보지로 언급했고, SK는 ‘서남권’이라고 밝혔다. 지역에서는 광주·장성 첨단3지구,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 해남·영암 솔라시도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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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설은 영암 밖, 대불산단 연계가 관건
현재까지 공개된 흐름만 놓고 보면 주요 전력 수요시설은 영암보다 광주·장성권과 해남 쪽에 더 가깝게 배치되는 양상이다. 삼성의 팹 투자는 광주권에 무게가 실리고 있고, 국가 AI컴퓨팅센터는 해남 산이면 구성지구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SK의 서남권 투자 부지가 확정되지 않아 솔라시도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영암의 수요거점 역할은 아직 구체적인 시설 배치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남연구원이 제시한 영암의 복합형 모델과 실제 투자 흐름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보고서상 영암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공급지이면서 산업 전력 수요를 가진 지역이다. 그러나 반도체·AI 클러스터의 핵심 수요시설이 영암 밖으로 배치될 경우, 영암은 태양광과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으로 먼저 호출될 가능성이 크다.
공급지 역할만으로는 한계도 분명하다. 전남은 전국적으로 높은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송전망 부족과 계통 혼잡으로 생산 전력을 지역 산업 수요와 충분히 연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생산한 전기를 제때 쓰거나 저장하지 못하면 출력제어가 발생하고, 지역에서 만든 전기가 지역 산업과 주민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의 핵심도 단순한 발전설비 확대가 아니다. 전남연구원은 생산된 전력을 어떻게 저장하고, 어느 수요처와 연결하며, 어떤 방식으로 거래·정산할 것인지가 향후 과제라고 봤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는 전남의 재생에너지 공급자원과 광주의 도시·산업 수요를 하나의 광역 에너지권역으로 연결하는 운영체계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영암 입장에서는 대불국가산업단지가 수요연계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다. 영암군도 민선9기 첫 공식 결재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대응을 위한 대불국가산업단지 확장 연계 기업투자 유치 계획’을 선택했다. 이는 영암이 재생에너지 공급지에 머물지 않고, 산업 전력 수요와 기업투자 유치를 함께 묶겠다는 군정 방향으로 볼 수 있다.
관건은 계획의 구체성이다. 대불산단을 중심으로 한 조선·기자재 산업의 전력 수요, RE100 산업단지, 분산전력 직접거래, 에너지저장장치와 정산체계가 함께 설계돼야 전남연구원이 제시한 ‘복합형 거점’ 역할이 현실화될 수 있다.
결국 영암의 역할은 반도체 팹 직접 입지 여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게 됐다. 서남권 반도체·AI 산업판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영암이 재생에너지 공급지에 머물지 않고 산업 수요와 연결된 분산에너지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후속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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