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동이냐 민간 유치냐…영암 1조의 두 길
6·3 지선 영암군수 후보 공약 비교

4대 쟁점으로 본 두 후보의 영암
‘정부 연동’과 ‘민간 유치’의 대비
농민·청년·삼호 풀이가 갈린다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5. 22(금)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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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영암군수 본선 투표가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 우승희 후보와 조국혁신당 최영열 후보가 발표한 공약 자료를 종합 검토한 결과, 두 후보는 ‘예산 1조 시대’라는 같은 목표를 내걸면서도 그 도달 경로와 1조가 흘러갈 방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본 분석은 양 캠프가 본지에 공식 배포한 공약 자료를 1차 검토 대상으로 삼았다. 최 후보 측은 7대 분야 핵심 공약을 세부 사업 단위까지 공개한 상태다. 우 후보 측은 공약 1~3호와 5월 20일 ‘기본사회 5대 핵심공약’이 세부 공개됐고, ‘10개 분야 100대 공약’은 분야명 단위로 공개됐다. 자료의 공개 수준에 일부 비대칭이 존재하므로, 본 비교는 양측 자료에 공통으로 명시된 의제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쟁점 1 - 1조 시대의 출발점, 정부 연동인가 민간 유치인가

두 후보 모두 ‘예산 1조 시대’를 핵심 슬로건으로 내건다. 같은 목표를 향한 출발점이 어디인지에서 두 설계도의 차이가 가장 먼저 드러난다.

우 후보의 1조 시대 청사진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와의 연동을 축으로 한다.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솔라시도 삼포지구 수소도시·해상풍력 클러스터, 대불산단 가상발전소(VPP) 플랫폼, RE100 기업 유치, 광주-나주-영암 철도의 국가계획 반영 등이 1조 시대를 견인할 핵심 사업으로 제시됐다. 한전이 영암 일대 신규 계통 접속을 2031년까지 제한한 상황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와 VPP 구상이 놓인 정책 환경이기도 하다. 영암형 농촌기본소득 역시 ‘정부의 월 15만 원 농촌기본소득을 유치하고 여기에 에너지기본소득을 더하는’ 구조다. 우 후보가 자신을 ‘이재명 정부의 혁신 파트너’로 규정해온 것도 이 같은 정부 연동 구조와 맞닿아 있다.

최 후보의 1조 시대는 자체 효과 창출에 무게중심을 둔다. 핵심은 ‘예산 1조 + 물류효과 1조 = 영암 2조 시대’라는 프레임이다. 광주-완도 고속도로 개통을 활용해 수도권 3시간대 진입권을 확보한 뒤, AI 기반 스마트 콜드체인 복합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쿠팡 메가 물류센터·코스트코·프리미엄 복합아울렛을 유치해 2,000명 이상의 직고용 일자리와 1조 원 규모의 물류 효과를 만들어 낸다는 구상이다. 1조 시대의 동력을 중앙정부 정책 환경이 아닌 민간 유통 대기업 유치에서 찾는다.

광역교통망에서도 두 후보의 축이 갈린다. 우 후보는 광주-나주-영암 철도와 학산 IC, 최 후보는 광주-완도 고속도로를 각각 영암의 핵심 동맥으로 잡았다. 같은 광역교통 의제이지만 영암에 닿는 경로가 다르다.


쟁점 2 - 농민에게 흘러갈 돈, 기본소득형인가 부농 육성형인가

농민 정책에서도 두 후보의 설계는 결을 달리한다. 농민수당 확대라는 큰 방향에는 양측이 모두 동의하지만, 그 너머에서 농민 소득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에 대한 접근이 갈린다.

우 후보의 농민 정책은 공공 재원의 직접 환원을 축으로 한다. ‘영암형 농촌기본소득’ 구상에서 우 후보는 영암의 햇빛과 바람으로 만든 전기 수익을 군민에게 배당과 기본소득으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그 실행 수단으로 이익공유형 재생에너지 단지, 햇빛소득마을, 군민발전소, 영농형 태양광 발전소 등이 제시됐고, 이는 민선 8기 영암군이 추진해 온 에너지 자립마을과 영농형 태양광 실증사업의 확장형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현행 농지법 체계에서 본 사업화 단계로 가는 데 제도적 제약이 따르는 분야이기도 하다. 농민수당 자체도 이미 1차분 10만 원이 지급된 상태이며, 정부 농촌기본소득과 결합해 확대한다는 그림이다.

최 후보는 ‘소득 1억 부농 시대’라는 목표 아래 농가 소득 자체를 끌어올리는 구조를 강조한다. 연 120만 원의 농민수당을 기본소득 보장의 토대로 두고, 그 위에 ICT 기반 스마트팜 클러스터, AI·로봇 농기계, 빅데이터 생육 분석 시스템 등 첨단 영농 인프라를 얹는다는 구상이다. 영암 무화과·고구마·대봉감 등 지역 농산물은 코스트코·쿠팡 같은 글로벌 유통망과 직접 연결해 판로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1조 시대의 핵심 사업인 글로벌 기업 유치가 농업 정책과도 직결되는 구조다.

농정 거버넌스에서는 두 후보가 같은 이름의 기구를 다르게 다루는 점이 눈에 띈다. 우 후보 측은 6개 분야 17개 품목 376명 위원의 품목별협의회와 협치농정위원회 운영을 민선 8기 성과로 제시했다. 최 후보 측은 ‘농업인과 농협, 행정이 소통하는 협치 농정위원회’를 통해 농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명칭은 현행 「영암군 협치농정 활성화 기본 조례」상의 위원회와 같지만, 최 후보 측이 명시한 ‘농업인·농협·행정’ 3주체 참여 구조는 위원회 운용의 실질화를 꾀하는 약속으로 읽힌다. 같은 이름의 기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약속의 결이 다른 셈이다.


쟁점 3 - 청년에게 닿을 손길, 자산 형성인가 양육 부담 경감인가

청년·정주 정책에서도 두 후보의 접근은 라이프사이클의 다른 단계에 무게를 싣는다.

우 후보의 청년 정책은 이미 영암에 자리잡은 20·30·40 세대의 정착 비용 보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청년주거 500호 프로젝트(민선 8기 92호 공급, 청년만원주택 100세대와 활력타운 44세대 건립 확정, 여기에 추가 확대), 영암형 청년 월세 월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확대, 산단청년기숙사 건립 등 주거 분야가 가장 두텁다. 그 위에 최대 1,000만 원 자산형성통장과 청년씨앗통장 같은 자산 형성 지원이 얹히고, 영암 출신 대학생 납부금을 한해 입학생 300명 안팎을 대상으로 1인당 한해 최고 600만 원까지 순차적으로 전액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묶였다. 5월 20일 공개된 기본사회 5대 핵심공약의 ‘등록금·주거·일자리 책임제’는 이 같은 흐름을 정리한 표현이다. 청년 채용 기업 인센티브, 청년창업보육센터, 청년 스마트농업 창업단지 등 일자리·창업 지원이 그 위에 더해진다.

최 후보의 정책은 결혼-출산-양육-교육의 라이프사이클 비용 부담 경감에 무게중심을 둔다. 출산장려금을 첫째 500만 원, 둘째 700만 원, 셋째 1,000만 원, 넷째 이상 1,500만 원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안이 대표적이다. 거주 기간에 따라 30%·30%·40%로 분할 지급해 실질적인 지역 안착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관내 초·중·고·대학교 입학생 전원에게 ‘생애 첫 학습용 노트북’을 지급하고, 영암중·고 통합을 통한 지역 명문고 육성, 야간·주말·농번기에도 작동하는 긴급 돌봄 서비스 등이 함께 묶여 있다. 학교 통폐합은 군수 단독 권한이 아닌 교육청 협의가 함께 가야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두 후보의 정책은 직접 충돌하기보다 청년 라이프사이클의 다른 단계를 겨냥한다. 우 후보는 이미 영암에 사는 청년이 떠나지 않게 하는 데, 최 후보는 가족 단위 정착과 양육 부담 완화에 자원을 집중하는 셈이다.


쟁점 4 - 영암 인구의 절반, 삼호읍을 풀어내는 두 방식

영암 인구의 약 42%가 거주하는 삼호읍은 두 후보 모두 영암 정책의 핵심 무대로 잡고 있다. 다만 그 다루는 방식에서 두 후보의 차이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우 후보 측 자료에서 삼호읍 관련 항목은 공약 1호 ‘인구 10만 전남광주 서남권 중심도시’ 구상 안에 흩어져 자리한다. 삼호 서부 주거단지 조성, 삼호 주차여건 개선, 군부대 이전 및 군인 주거단지 유치, 산단청년기숙사 건립 등이 그 골자다. 광역적 인구 유입과 산단 청년 정주를 위한 외연 확장에 초점이 있다. 11개 읍·면 균형발전 공약이 본선 국면에서 함께 제시됐지만, 그 세부는 5월 20일 자료에서 분야명 단위까지만 공개된 상태다.

최 후보는 삼호읍을 ‘명품 도시 마스터플랜’으로 묶어 별도 패키지로 다룬다. 행정 분권을 위한 삼호 제2청사 개국이 핵심 의제로 등장한다. 주요 행정 기능을 전진 배치해 주민이 본청 방문 없이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생활 인프라 측면에서는 생활·도심·상권형 3개 권역에 총 60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스마트 안심 신호등 전면 구축, 노후 도로·보행로 정비가 묶여 있다. 문화 거점으로는 아르떼 뮤지엄과 영암 키즈 1004 랜드 유치, 삼호도서관의 자연 친화형 숲길 도서관 확장이 제시됐다. 대불단지 내 세계 음식문화거리와 반려동물 펫파크까지 더해, 도심 회복과 정주 인프라를 한 묶음으로 풀어낸다.

두 후보의 접근은 서로 다른 진단에서 출발한다. 우 후보는 산단과 배후 주거를 연결하는 외연 확장 쪽으로, 최 후보는 도심 공동화 해소와 행정 분권을 통한 안쪽 회복 쪽으로 각각 무게중심을 잡았다.


두 설계도, 한 영암

3월 27일 본지가 우 군수와 전동평 전 군수의 출마선언문을 비교했을 때 보았던 구조적 차이가, 본선 양자대결에 들어선 지금 다른 형태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같은 영암을 두고 두 후보가 그리는 청사진은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문제가 아니라, 영암이 나아갈 길의 가장 큰 그림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 후보의 설계도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흐름과 영암을 연결하는 데서 출발한다. 분산에너지 특구, RE100 산단, 솔라시도, 정부 농촌기본소득, 전남광주특별시 같은 상위 정책 환경을 영암에서 어떻게 맞물리게 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놓인다.

최 후보의 설계도는 민간 대기업 유치, 삼호 명품 도시화, 도심 회복 등 영암 자체의 동력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지에 무게가 실린다. 영암 고유의 의제를 영암 안에서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놓인다.

두 설계도를 견줘볼 때 함께 살펴야 할 한 가지가 더 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영암에 닿게 되는 상위 정책 환경과, 그 위에 각 후보가 본인의 임기 동안 새로 시도하겠다고 약속한 사업을 분리해서 보는 일이다. 분산에너지 특구나 솔라시도 같은 정부·도 차원의 사업은 군수 개인의 변수가 아닌 영암 정책의 상수에 해당한다. 두 설계도의 진짜 차이는 그 상수를 걷어내고 남는 부분, 즉 ‘이 후보이기 때문에 영암에서 추가로 시도되는 일’에서 드러난다. 그 변수의 양과 결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군민이 투표소에서 들고 가야 할 또 하나의 잣대다.
공약비교 | 우승희 | 최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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