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주민참여예산, 숙원사업 ‘재포장’ 지적
배수로·포장·회관 보수 등 민원 편중
읍·면 할당식 참여…주민 설계권 주문
군 “올해 정책제안·마중물 사업 추진”
운영 개선 요구 속 개정안 원안 가결
읍·면 할당식 참여…주민 설계권 주문
군 “올해 정책제안·마중물 사업 추진”
운영 개선 요구 속 개정안 원안 가결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7. 16(목) 11:27

영암군 주민참여예산으로 제출되는 사업 상당수가 배수로 정비와 마을안길 포장, 마을회관 개보수 등 기존 읍·면 건의사업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군의회에서 나왔다.
주민참여예산학교도 자발적인 참여보다 읍·면별 인원 배정에 기대고 있어, 사후 포상보다 주민에게 실제 예산을 설계하고 집행·평가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영암군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14일 제326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영암군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사했다.
“숙원사업, 주민참여예산으로 이름만 바꿔”
김기천 의원은 주민참여예산으로 올라오는 사업들이 기존 읍·면 건의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주민참여예산으로 이름만 바꿔서 오는 경우를 되게 많이 봤다”며 배수로 정비와 포장, 마을회관 개보수 등을 사례로 들었다.
주민참여예산이 행정에서 미처 듣지 못한 주민의 목소리를 사업으로 만드는 제도가 아니라, 읍·면 건의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한 숙원사업을 다시 제출하는 통로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그 원인으로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지역사회의 낮은 이해도와 예산학교의 형식적인 운영을 꼽았다.
그는 예산학교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모이기보다 읍·면별로 할당되는 경우가 있다며 “작년에 갔으니까 이번에 네가 좀 제발 가주면 안 되겠니”라는 식의 참여로는 교육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소년과 다문화가정 등 평소 행정에 의견을 전달하기 어려운 주민들이 생활 속 문제를 발굴하고, 예산학교를 통해 사업계획을 세워 집행과 평가까지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례에 신설되는 사후 포상보다 예산학교 참여자에게 실제 주민참여예산을 설계할 기회를 주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더 부합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군, “소규모 주민 불편 제안 많아”
영암군도 주민들의 제도 이해가 아직 충분하지 않고 제안사업이 소규모 민원 해결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박영하 기획예산실장은 일반 주민이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이해하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기존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소규모 주민 불편사항을 해결해 달라는 제안이 주로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청소년과 다문화 관련 계층, 주민자치회 회원 등을 대상으로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며 제안할 수 있는 사업의 유형과 제안서 작성 방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이번 교육에서는 참가자들에게 1명당 1건씩 사업을 제안하도록 요청했다.
현재 주민자치회는 영암군 11개 읍·면 가운데 5곳에만 구성돼 있다. 군은 나머지 지역에서는 기존 지역발전위원회와 기관·사회단체 중심의 활동이 이어져 주민자치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군이 주민 주도의 사업 발굴을 전혀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박 실장은 지난해 주민자치회 회원들이 주민 설문 등을 통해 지역 문제와 우선순위를 찾고 사업을 제안하는 정책제안 페스티벌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군은 올해 제안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읍·면에 마중물 성격의 초기 사업비를 나눠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추진된 사업의 구체적인 성과와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의 확장 여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수당 받는 위원회, 출석 넘어 내실 주문
위원회 운영을 단순 출석 중심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실장은 주민참여예산위원에게 회의 2시간 기준 7만원의 수당과 실비 여비를 지급한다고 답했다.
정선희 의원은 이 답변을 들은 뒤 위원들이 “사인만 하고 가시게끔 하지 마시고”, 회의에서 어떤 주제와 안건이 다뤄지는지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운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고천수 의원은 읍·면 단위 위원회 구성에 머물지 말고 리·마을 단위에서 관광과 청년, 작은학교 살리기 등 지역별 과제를 놓고 주민들이 직접 해법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운갑 위원장도 주민참여예산으로 올라온 사업 대부분이 민원 해결 성격이라며 주민 교육과 우수지역 벤치마킹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현재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라며, 이후 위원을 새로 위촉할 때 지역별 과제를 발굴하고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인물을 구성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운영 개선 요구 속 원안 가결
이번 개정안은 행정안전부 권고에 따라 주민자치회 등 자치계획과 연계된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위원회가 우선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에 공로가 있는 개인·단체에 표창을 수여하고, 사업을 제안한 군민과 채택된 사업을 추진한 담당부서에 포상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했다.
군은 의안에 첨부한 비용추계서 미첨부 사유서에서 우수 제안자와 사업 추진부서의 포상·인센티브 소요예산을 1천만 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지적한 예산학교 참여 방식과 제안사업의 선정 기준, 위원회 운영의 내실화 방안은 개정 조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상임위 질의는 조례 문구보다 주민참여예산의 기존 운영 실태와 실질화 방안에 집중됐으며, 별도의 수정동의나 반대토론은 나오지 않았다. 자치행정위원회는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오는 23일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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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민 제안 12건, 내년 예산 반영 여부 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