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월 2만원 에너지 기본소득’ 청사진…풀어야 할 과제는
22일 공청회서 2030년부터 전 군민 지급 계획 발표
송전망 구축에 5~10년 예상…2030년 목표 달성?
삼호·미암 간척지 임차농 167명 생계 대책 문제
‘이격거리 차별’ 형평성 논란도…12월 조례 개정 예고
선호성 기자입력 : 2025. 10. 24(금) 13:50
가가

영암군이 지난 22일 청소년센터에서 열린 군민공청회에서 3조 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 추진 계획을 공식화했다. 2030년부터 전 군민(5만명)에게 연 25만 원씩 지급하는 ‘영암형 에너지 기본소득’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에서는 송전망 부재, 농지 전용 문제, 지역 간 형평성 등을 둘러싸고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영암군이 제시한 에너지 기본소득 청사진

우승희 영암군수가 이날 발표한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계획의 골자는 이렇다. 삼호읍·미암면 간척지와 영암호 일대 2310만㎡에 3조 5,000억 원의 민간자본을 투입해 총 2,027MW(육상 1,600MW, 수상 427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한다.

군은 이 사업으로 2030년부터 ▲전 군민에게 연 25만 원(월 2만 원 수준)의 ‘에너지 기본소득’을, ▲‘군민 협동조합’에 참여한 군민에게는 추가 ‘참여 배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군이 제시한 예시에 따르면, 1인당 약 700만 원을 출자할 경우 인근 거주 농민은 최대 연 465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군은 이 출자금 700만 원이 주민 개인 명의가 아닌 ‘협동조합’ 명의의 대출로 마련될 수 있으며, 민간사업자가 지급보증을 서 사업 도산 시에도 주민에게는 대출 상환 의무나 신용등급 하락 등 개인적 책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조합원 모집 정원은 약 1만 7천 명으로 설계됐으며, 발전소 500m 인근 주민에게 30%가 우선 배정된다.

그러나 이 청사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 이날 공청회에서 확인됐다.



첫 번째 난관: 송전 인프라 부재

가장 큰 문제는 송전망이다. 주민들은 “시종변전소 용량 120MW에 이미 대기자가 922명(150MW)이 밀려있다”며 “변전소 하나 건설에 5~10년이 걸리는데 2030년 목표가 현실적이냐”고 지적했다.

전학준 지역순환경제과장은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으로 한전이 분산전력망을 의무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지만, 아직 법안 발의 단계에 불과하다.

다른 주민은 “타당성 조사(FS)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추진하는 것은 군민 우롱”이라며 “2025년 7월 김용범 정책실장의 RE100 산단 발표 이후 급조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난관: 우량농지 전용 논란

법적 타당성도 쟁점이다. 해당 부지가 농업진흥구역인데다, 실제로 167명(개인 160명, 법인 7개)이 643ha를 임차해 연간 54억 원(쌀 소득 40억 원, 직불금 14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한 참석자는 “멀쩡하게 농사짓는 우량농지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은 농지법 위반”이라며 “2023년 민간사업자의 태양광 개발을 불허했던 군이 이제 직접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전 과장은 “농어촌공사 자문 결과 토양 염도가 5.5dS/m 이상이면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반박했지만, 현재 농사가 잘 되고 있는 땅을 염해 농지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세 번째 난관: 임차농 생계 대책

삼호읍에서 20년간 농사를 지어온 신양심 씨는 “전라도 전역에서 농민들이 와서 농사짓는 곳인데 한 번도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며 “기본소득 25만 원 주겠다고 농민 생계를 빼앗는 것은 폭력”이라고 성토했다.

오성현 에너지센터장은 협동조합 우선 가입권, 발전단지 일자리 제공, 직업전환 교육, 공공 스마트팜 우선권 등의 대책을 제시했지만, 643ha를 경작하는 167명 임차농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군은 2025년 11월 추수 후 임차농 간담회를 열어 추가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네 번째 난관: 지역 간 형평성

군이 2025년 12월 조례 개정을 통해 삼호·미암 간척지만 이격거리를 완화하고 다른 지역은 현행(주거지·도로 500m) 유지 방침을 밝힌 것도 논란이다.

시종에너지조합 관계자는 “이격거리 미준수 시 REC 가중치 0.04 페널티로 수익이 55% 감소한다”며 “같은 군에서 차별 적용은 평등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전학준 과장은 “군의 정책적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형평성 시비는 계속될 전망이다.

군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삼호·미암 간척지는 정부 집적화단지 정책에 따른 특별 지정이며 다른 지역도 9개 읍면 순회 공청회 의견을 반영해 장기거주자(5년 이상)는 주민 3분의 2 동의로 100~200kW까지 예외를 인정한다.



실현 가능성은?

군은 2026년 집적화단지 신청, 2030년 첫 기본소득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삼호의 RE100 수요는 확실하고, 대불산단을 RE100 산단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한 해남 AI데이터센터의 3GW(전망치) 규모 등 잠재적 수요처도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하지만 송전망 구축이라는 기술적 난제와 농민 설득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이 거대한 청사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특히 한전의 송전망 구축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2030년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기본소득 | 에너지 | 영암군
정치/자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영암열린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