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화재 위험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편성한 예산 2천만 원이 단 한 건의 신청도 없이 전액 반납됐다.

전라남도의회 손남일 의원(더불어민주당·영암2)은 11일 안전건설소방위원회 결산심사에서 2024년도 화재예방강화지구 소방설비 지원 예산이 전액 불용된 문제를 지적했다.

화재예방강화지구는 화재 위험이 높거나 발생 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지정해 집중 관리하는 제도다. 전남에는 목포 동부시장과 여수국가산업단지 2곳이 지정돼 있다.

손 의원은 지난 2023년 2월 ‘전라남도 화재예방강화지구의 소방설비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해 제정했다. 이 조례에 따라 2024년 처음으로 2천만 원의 지원 예산이 편성됐다.

그러나 1년간 단 한 명의 신청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예산 불용이란 편성된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고 반납하는 것을 뜻한다.

손 의원은 “제도 안내가 충분하지 않았거나 자부담 등 현실적인 장애요인이 있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지원 방식 개선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용철 전남소방본부장은 “경기침체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부담 50%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현장 의견을 수렴해 필요시 100% 지원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현행 제도는 화재예방강화지구 내 건물주나 점포주가 소방설비를 설치할 때 비용의 50%를 자부담해야 한다. 경기 불황 속에서 소상공인들에게는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화재예방강화지구는 시장이나 공장·창고 밀집지역 등 구조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곳이다. 한 번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