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측근이 다 해먹는다”는 소문의 그 업체, 한 번 파헤쳐 봤더니…
선호성 기자입력 : 2024. 11. 22(금)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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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희 군수 때부터는 행사란 행사는 죄다 그 양반이 가져갔어”

지역의 한 행사업체 관계자가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2년간 영암군의 주요 행사를 독식하다시피 한 모 업체(이하 ‘A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 때문이었다.

본지가 입수한 계약정보공개시스템과 등기부등본, 관련 공무원 통화 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업체의 수주 과정에서 다수의 불명확한 정황이 포착됐다.


계약서상 주소도 ‘들쭉날쭉’…허술한 계약관리 체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계약 시 주소 사용의 불일치다. 해당 업체는 2023년 5월 본점을 광주로 이전했음에도, 같은 해 9월 월출산 국화축제(3.1억원)와 달빛 뮤직페스티벌(1.5억원) 계약 시에는 이전 주소인 무안읍 주소를 사용했다. 경쟁업체가 있는 협상에 의한 계약인데도 영암군은 해당 업체에 대해 이를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이 업체가 사안에 따라 주소를 ‘선택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지역제한 입찰이 적용되는 대규모 협상계약의 경우 실제 등기상 주소를 사용한 반면, 일부 수의계약 시에는 이전 주소(등기부상 폐쇄된)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실수로 보기 어려운 ‘의도적 패턴’을 보여준다.


본지가 확보한 통화 내용에 따르면, 영암군청 관광스포츠과에서는 “저희가 회계팀으로 넘길 때는 명확하게 영암군 영암읍 주소로 기입해서 넘겼다”고 밝혔다. 반면 세무회계과에서는 “사업자등록번호만 치고 저장한다”며 “주소까지는 확인을 안했다”고 해명했다.

이는 수억원 규모의 공공계약을 집행하면서 계약상대방의 기본 정보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었다. 계약 당사자의 기본정보를 확인하지 않은 채 계약을 진행시키는 영암군의 심각한 행정적 하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영암군청 계약정보시스템 상에는 업체명을 수년째 오기(誤記)하며 방치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약속된 업체라서 그랬을까?


‘들쭉날쭉’ 평가점수…이미 줄 결심?

업체 선정 과정의 평가점수도 석연찮다. 본지가 해당 업체가 참가한 ‘협상에 의한 계약’들의 심사 결과표를 분석한 결과, 해당 업체는 영암군청에서 발주한 특정 사업에서 유독 월등히 높은 기술평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큰 ‘2024 월출산국립공원 박람회’(5.4억원) 입찰에서는 83.9점이라는 최고점으로 2위 업체(76.5점)를 크게 앞섰다. 특히 해당 경쟁업체 대부분이 지역 방송국들이었음에도 월등한 기술점수를 받은 것이다. 심지어 입찰가격마저도 계약금액의 98%의 금액으로 거의 채워 입찰한 경우였다.

지역의 한 이벤트업체 관계자는 “영암서 다들 알만한 사람이 뒤에서 좌지우지한다고 보고 있다”며 말을 흐렸다.



군수 측근 실세 개입 의혹

그 ‘알만한 사람’이란 우승희 영암군수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 모 씨를 가리킨다. 김 씨 역시 영암서 B업체를 운영하며 영암군청의 행사대행을 종종 수주받아서 하고 있다. 김 씨는 군수 선거 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던 인물이다.

김 씨는 영암읍 소재 A업체 사무실(구 도시재생센터)에 거의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거의 매일 저기 있다”는 지역 주민의 증언이 있었다. 어떤 주민은 해당 업체가 김 씨 소유라고 전하기도 했다.

본지 취재 결과, 2023년 A업체가 영암읍으로 본점 주소를 옮길 당시 김 씨가 영암읍에서 사무실 임대 계약을 맡아 알아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 입장에서는 우승희 군수 측근으로서 수십억 원대의 계약 수주가 부담이기에 A업체를 내세운 게 아니었겠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실적으로 입찰 자격 제한

입찰 제한 요건도 석연찮다. 올해 주요 행사 입찰에는 ‘최근 3년 이내 2억 원 이상 단일 행사 실적’ 조건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는 작년 영암군 계약으로 실적을 쌓은 A업체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이런 조건 속에서 이 업체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영암군에서 발주한 10건의 행사를 수주해 총 15억 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실적이 실적을 낳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꾸준히 밀어줄(?) 빌드업이 완성된 셈이다.



성과는 반토막…혈세 낭비 우려도

가장 심각한 것은 이 업체가 맡은 행사들의 초라한 성과다.

대표적으로 월출산국립공원박람회는 8억 원의 전액 군비를 투입하고도 방문객이 3만명에 그쳤다. 이는 같은 시기 인근 강진 갈대축제(15만명)나 해남 미남축제(24만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전문 조직위원회도 없이 공무원 1명이 배치된 TF팀이 전국 단위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현장은 파행의 연속이었다.

“행사장이 조기 종료된 부스가 많고 기대 이하였다”는 온라인 후기가 잇따랐고, 숙박시설 부족으로 방문객들이 인근 강진이나 나주로 빠져나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목표마저 무색해졌다.

월출산 국화축제도 16억 원의 예산 중 상당액이 외부 업체에 의뢰한 대형 조형물 제작에 투입되는 등 전시성 행사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행사를 기찬랜드로 집중시키면서 지역상권과의 단절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엔 “몇몇 사람만 배 불리는 행사보다는 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예산을 써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40여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주요 축제·박람회의 성과가 반토막 난 것은 예산 집행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영암군은 이번 의혹에 대해 철저한 내부 감사와 함께,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계약관리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암군 | 의혹 |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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