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적 소통, 행정 불투명…영암군 농정 갈등 여전
군, 일부 농민단체 배제한 채 농정 체계 개편 강행
면담 거부·모순된 발언으로 행정 신뢰도 크게 추락
쌀값 대책 협의체·협치농정위 구성 놓고 논란 가중
농업 예산 삭감 갈등, 지방자치 근간 크게 흔들어
면담 거부·모순된 발언으로 행정 신뢰도 크게 추락
쌀값 대책 협의체·협치농정위 구성 놓고 논란 가중
농업 예산 삭감 갈등, 지방자치 근간 크게 흔들어
선호성 기자입력 : 2024. 10. 08(화) 00:48

영암군의 농업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속에서 꼬이고 있다. 지난 7월 영암군청 앞 광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집회 이후 고조된 긴장 관계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당시 영암군농민회는 보조금 삭감과 정부 및 영암군의 농업 정책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정부는 물론 영암군수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대결 구도로 치닫던 상황은 최근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에 영암군은 협의체 구성을 통해 갈등 해소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려 했으나, 실제로는 일부 농민단체를 배제하고 소통을 거부하는 등 갈등의 실타래를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표면적으로는 2024년 농업 예산 삭감 문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방행정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들이 속에서 곪아가고 있다.
우선, 우승희 영암군수의 소통 거부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영암군농민회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수개월간 여러 차례 구두로 면담을 요청했으나 군수 측은 이를 일관되게 거부했다. 더욱이 9월 3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공식 문서로 제출된 면담 요청에도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 농민회의 주장이다.
권혁주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친환경농업과에 문의해도 군수에게 보고가 됐는지 여부조차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소통 부재를 넘어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군수의 발언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8월 1일 영암혁신리더 소통간담회에서 우승희 군수는 “농민회로부터 공식면담 요청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는 농민회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욱이 10월 2일 모 행사장에서는 “모 단체는 대화로 요구하면 다 들어줄 것인데 으쌰으쌰만 한다”고 발언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같은 모순된 발언들은 군수의 일관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한편, 농정 체계 개편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현재 영암군은 두 개의 주요 농정 관련 위원회를 운영 중이거나 구성하고 있다. ‘쌀값 하락 대응 지역사회 협의체’(영암군민협의체)와 ‘협치 농정위원회’가 그것이다.
영암군민협의체는 최근 구성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이 협의체는 2023년 10월 이후 지속된 쌀값 하락세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1월 5일 19만6656원(80kg 기준)이었던 산지쌀값은 9월 25일 17만4592원으로 떨어져, 1년 전과 비교하면 19.75%나 하락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쌀생산자협회가 배제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봉식 쌀생산자협회 사무국장은 “영암군 쌀 산업과 관련해 수년간 쌀생산자협회가 주도적으로 연구 용역을 수행했음에도 협의체에서 배제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협치 농정위원회는 ‘영암군 협치농정 활성화 기본 조례’에 근거해 구성되고 있다. 김문진 영암군 농정기획팀장은 “협치농정위원회는 32명 정도로 구성될 예정이며, 10월 중순에는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주요 농민단체가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기존 농정혁신위원회의 갑작스러운 해산과 평가 부재다. 농민회 측은 “우승희 군수 취임 후 2023년 12월경 농정혁신위원회를 갑자기 해산시켰고, 기존 위원회에 대한 평가나 인수인계 없이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농업 예산 삭감의 구체적인 내용도 논란이 되고 있다. 농민회는 다목적 소형농기계, 인력절감형 농기계, 친환경 중경제초기 등 20여 개 사업의 예산이 삭감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이 국도비와 무관한 군비 자체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군의 농업 경시 태도를 비판했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은 한 지역의 농업정책 갈등을 넘어,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소통과 투명성이 무시되고, 행정의 공정성과 책임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건강한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승희 군수와 영암군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즉각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면담 요청에 대한 명확한 답변, 행정 처리 과정의 투명한 공개,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열린 소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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