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5월, 다시 타오르다 “우리가 주인공인 오월”
영암서 제44주년 5·18 기념식
“5월 정신으로 하나 되는 영암”
군민 참여 다채로운 행사 열려
선호성 기자입력 : 2024. 05. 22(수)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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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영암 곳곳에서 저항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광주의 참상을 전해 듣고 분연히 일어선 것은 평범한 이 고장 청년들이었다. 총칼로 무장한 계엄군 앞에서도 그들은 두려움 없이 거리로 뛰쳐나갔고, 마을 주민들은 그들의 뒤를 묵묵히 지켰다. 그로부터 44년, 영암에서는 다시 5월의 함성이 메아리친다.

2023년 5월 17일, 영암군청 앞 광장.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는 이곳에는 “모두의 오월, 하나 되는 오월”이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 영암 군민 모두가 5월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함께 되새기고 계승하자는 취지에서다.


“5·18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선 그날의 역사를 바로 알리고 기억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영암군의 40여 개 시민단체가 이번 44주기 기념행사위원회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영암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이달연 공동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기념식에서는 5·18 당시 실제 영암 지역 항쟁에 참여했던 손철식 씨의 증언도 있었다. 손 씨는 “고문과 군사재판까지 감수하며 싸웠던 영암의 5월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영암 낭주고 학생 최유진 양은 “5·18 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겠다”는 추모사를 낭독해 큰 박수를 받았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기념사에서 “5·18은 평범한 이들의 참여와 희생으로 쟁취한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영암 5월 행사가 지역을 넘어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모두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80년 5월 항쟁 당시 영암지역에서는 영암읍, 신북면, 시종면 등지의 수많은 청년들이 광주에 들어가 시민군으로 활약했다. 또 다른 이들은 고향에 남아 군부의 학살에 항의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은 시위대에 주먹밥과 물자를 대며 연대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항쟁이 끝난 후 50여 명이 넘는 영암 지역 청년들은 군의 강압 수사와 군사재판에 의해 구속되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이들은 고문과 옥고를 견디며 민주화의 횃불을 잃지 않았다.

현재 영암군 곳곳에는 항쟁의 현장을 알리는 사적지 8곳이 조성돼 있다. 영암읍 삼거리의 표지석은 시민군 차량에 실탄을 전달하던 긴박했던 그날의 상황을 되새기게 한다. 신북면 옛 장터에 가면 계엄군의 잔혹 진압에 항의하던 주민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영암군은 이곳들을 중심으로 주기적인 현장 교육을 진행하며 5·18의 기억을 이어가고 있다.



기념식에 앞서 열린 식전행사에서는 영암 5·18 역사 동영상 상영, 역사증언 발표, 추모사 낭독, 문화공연 등이 이어졌다. 또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의 뜻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또한 군청 앞 광장에서는 1980년 5월 당시를 재현하는 주먹밥 나누기 행사가 진행됐는데, 이는 영암한살림달마을공동체와 영암생활개선회 회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것이었다. 이 밖에도 ‘5·18민중항쟁 사진전’이 열려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추모 분향소’에는 영암군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영암에서 타오른 저항의 불꽃은 군부 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의 문을 연 원동력이 됐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에는 5월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이 깃들어 있다. 이들의 정신을 계승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일은 영암 군민을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5월의 기억과 교훈이 영암에서 전국으로, 다음 세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5·18민주화운동 | 기념식 | 영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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