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공금횡령, 왜 내부에서 걸러지지 않았나
영암열린신문입력 : 2026. 09. 11(금) 11:04
영암군 소속 직원의 1억원대 공금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영암군은 현재까지 27건의 횡령 혐의를 확인했으며, 주요 범행은 해당 직원이 세무회계과에 근무하던 올해 상반기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2022년에도 횡령 1건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져 조사 범위가 과거 근무기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졌다.
여기서 더 무겁게 봐야 할 대목은 사건이 드러난 과정이다. 이번 사건은 영암군의 일상적인 회계점검이나 내부감사로 발견된 것이 아니다. 다른 지자체의 공금횡령을 계기로 전국적인 공금관리 점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자진신고로 수면 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군은 답해야 한다. 외부 점검망이 좁혀오기 전까지 내부의 회계통제 장치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가를.
공금은 한 사람의 판단만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지출과 결재, 계좌관리와 확인 등 여러 절차를 거친다. 그 과정에서 억대 규모의 횡령이 가능했다면 해당 직원 개인의 일탈만을 문제 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어느 단계에서 통제가 뚫렸는지, 이상 징후를 왜 발견하지 못했는지까지 밝혀야 한다.
특히 2022년 횡령까지 뒤늦게 확인된 만큼 올해 상반기 발생분만 확인하고 끝낼 일도 아니다. 해당 직원의 과거 근무기간과 관련 지출을 폭넓게 들여다보고, 수년간 군의 회계·관리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 이유까지 규명해야 한다. 감사원 감사와 경찰 수사에서도 이 같은 구조적 허점이 철저히 확인돼야 한다.
영암군도 관리·감독 책임을 인정했다. 군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군에 책임이 있음을 밝히고 회계시스템 전반을 점검해 공금관리 통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계좌번호와 거래처명 등 주요 정보의 임의 변경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얼마를 횡령했는가가 아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고 왜 그동안 걸러지지 않았는가까지 밝혀야 한다. 사건의 전모를 끝까지 규명하고 확인된 허점을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지금 영암군이 군민에게 보여야 할 책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