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의 대화, 주민의 의제부터 들어야 한다
영암열린신문입력 : 2026. 09. 11(금)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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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이 11개 읍·면을 돌며 ‘2026 기본행복 주민과의 대화’를 마쳤다. 군은 농산물 제값받기를 공통주제로 삼고, 읍·면별로 소재지 활성화와 관광자원 활용, 지역공동체 등 지역 현안을 놓고 주민들과 의견을 나눴다. 군정 설명과 건의사항 청취를 넘어 주민과 지역의 미래를 토론하겠다는 취지다.

취지는 좋다. 하지만 주민과의 대화에서 더 중요한 것은 행정이 무엇을 묻느냐 못지않게 주민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느냐다.

실제 현장에서는 군이 마련한 의제와 함께 주민들의 구체적인 생활·생계 문제가 잇따라 나왔다. 농업용수 부족과 농산물 가격 하락, 하수관로 설치, 상습 침수, 상권 침체와 생활환경 개선 등이다. 행정이 바라보는 지역의 미래와 주민이 당장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군수가 읍·면을 돌며 모든 생활민원을 직접 해결할 수는 없다. 일반적인 민원을 읍·면 행정체계에서 처리하자는 데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군수 앞에서 꺼내는 농업용수와 하수도, 침수와 농산물 가격 문제를 단순한 ‘일반 민원’으로만 치부해서도 안 된다. 주민의 일상에서 반복되는 문제라면 그것은 이미 예산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묻는 행정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주민과의 대화는 11월 본예산 심의를 앞두고 내년도 정책 방향을 정하기 위한 취지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행정이 준비한 의제를 설명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나온 요구 가운데 무엇을 정책에 담을 것인지 답해야 한다. 농민에게 협동조합과 가공·유통 개선 등 자구책을 주문한다면, 행정 역시 농산물 가격 안정과 생산 여건 개선을 위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 함께 내놓아야 한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군정의 우선순위 사이에 거리가 있다면, 그 거리를 좁히는 것부터가 대화다. 이번에 나온 목소리가 내년도 정책과 예산에서 어떤 답을 얻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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