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사람들
영암열린신문입력 : 2026. 09. 11(금)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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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은가.” 단순한 질문 하나가 삶을 돌아보게 한다. 청춘을 지나온 사람들은 의외로 그 시절을 다시 선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청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시간을 되돌리는 상상 속에서 결국 마주하게 되는 것은 돈도 성공도 아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삶의 본질이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언제인가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상담자는 내담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이를 ‘발문’이라고 한다. 개인 상담에서는 맞춤형 발문을 사용하지만, 집단 상담에서는 참여자 모두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언젠가 『모모』를 읽고 집단 상담을 진행하면서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만약 신이 허락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시절로 가고 싶은가.” 당시 프로그램에는 40~50대 주부와 직장인들이 주로 참여했다. 절반 정도는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자신에게 큰 상처가 생기기 전인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비슷했다. 다시는 그 거센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청춘은 고민해야 할 일도 많고, 부딪혀야 할 일도 많으며, 수없이 깨지고 흔들려야 하는 시기다. 그 고통을 이미 겪어본 사람은 다시 선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 역시 비슷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한목소리로 같은 대답을 하는 모습을 보며 새삼 놀랐다. 결국 이런 뜻이 아니었을까. ‘그 고통을 알고는 다시 선택할 수 없다.’


청춘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그렇다면 지금 청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떨까. 취업 준비중인 스물다섯 살 청년이 있다. 여러 번 낙방했고, 그 과정에서 연인과도 헤어졌다. 그런 그에게 이렇게 제안한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마흔다섯 살이다. 연봉 8,000만~9,000만 원을 받는 중견기업 팀장이 되어 있다.” 과연 받아들일까.

조건을 더 높여보자. 연봉 10억 원을 버는, 성공한 벤처기업 대표라면 어떨까. 그래도 대부분은 거절하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젊음이라는 시간을 돈으로 바꾸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건을 극단적으로 올려보자. 총재산이 1조 원인 재벌그룹 회장이다. 단, 나이는 일흔다섯 살이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스물다섯 살 청년이 아니라 일흔다섯 살 재벌 회장이 되어 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일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 많은 젊은이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말도 안 돼요. 인생이 돈만 벌려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이 대답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고, 살아가는 시간 자체가 가치 있다는 사실이다. 실패도 하고, 후회도 하고, 절망도 경험하지만, 그런 시간을 통과하며 살아가는 삶이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혹시 단지 사라져 버릴 50년이라는 시간이 아깝고, 갑자기 일흔다섯 살이 된다는 설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그런 것은 아닐까. 그 긴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으며, 젊은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경험도 많다. 그래서 바꾸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 번 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후회하지 않는 삶의 방향

그래서 나는 청춘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지금 스물다섯 살이지? 그렇다면 5년 뒤, 10년 뒤에는 어떤 삶을 살고 싶니? 직업이 아니라 삶 말이야.” 나는 성공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지 못한다. 훌륭한 인생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 길이 무엇인지는 조금 안다. 그 길을 직접 걸어봤기 때문이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가장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뛰는 일을 찾아라. 그 일을 할 때 행복해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일을 찾아라. 성공하는 방법은 찾기 어려울지 몰라도, 내가 행복해지는 길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보인다. 그 길을 선택하라. 그런 일에는 진정한 실패가 없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고, 그 과정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일을 품고 태어난다. 삶이 힘든 이유는 자신의 길이 아니라 남의 길을 따라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자신의 일을 찾아라. 어쩌면 평생 찾다가 끝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찾는 과정 자체가 이미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오직 너만 할 수 있는 일이 하나쯤은 반드시 있다. 그것은 마치 보물찾기와 같다. 찾으면 그 보물에는 이미 네 이름이 적혀 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준비되어 있던 너의 자리다. 그러니 믿어보자. 언젠가 그 보물을 찾은 뒤,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김영아 그림책심리성장연구소 소장
건강소식 2026년 09월호 中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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