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4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 영암군이 75.19점으로 전국 군 단위 지자체 중 70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80.73점)과 5.54점 차이나는 수준으로, 2022년 이후 3년 연속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교통안전지수에서도 전국 80개 군 단위 지자체 중 최하위(73.08점)를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교통문화지수는 교통안전법 제57조에 근거한 국가승인통계로,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운전행태(55점), 보행행태(20점), 교통안전(25점) 등 3개 분야 18개 지표를 평가해 A등급(상위 10%)부터 E등급(하위 10%)까지 5등급으로 구분한다.

특히 이번 평가는 2023년부터 변경된 새로운 기준이 적용됐다. 국토교통부는 교통안전 위험도(사고 발생 가능성, 심각도)를 고려해 항목별 배점을 조정했으며, 교통사고 사망자뿐 아니라 부상자 수까지 평가에 반영했다.

영암군의 교통문화지수는 2022년 65.50점(E등급, 80위)에서 2023년 77.85점(D등급, 63위)으로 큰 폭의 상승을 보였으나, 2024년 75.19점(D등급, 70위)으로 다시 하락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세부 항목별 성적이다. 운전행태(55점 만점) 부문은 2022년 39.66점(E등급, 75위)에서 2023년 46.96점(B등급, 26위)으로 급상승했다가 2024년 46.78점(C등급, 34위)으로 하락했다. 이는 방향지시등 점등률과 제한속도 준수율 저하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교통안전 부문(25점 만점)은 더욱 심각하다. 2022년 13.26점(D등급, 71위)에서 2023년 16.12점(D등급, 74위)으로 소폭 상승했다가 2024년 12.47점(E등급, 76위)으로 추락했다. 특히 교통사고 발생정도(14점 만점)에서는 4.42점으로 E등급, 81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교통안전 부문 최하위권 추락은 지난해 교통안전지수 평가에서 드러난 구조적 문제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 평가에서 영암군은 교차로 안전도(52.56점)와 단일로 안전도(64.27점) 모두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으며, 신호위반(55.51점)과 과속(55.94점) 등 운전자 안전의식도 심각한 수준으로 지적된 바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교통안전 문제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불산단 교차로에서 대형 사고가 집중되는 등 교차로 안전 문제가 지속되고 있으며,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2명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산업단지 특성상 대형 화물차량의 통행이 잦은 데다 교차로 구조의 개선이 시급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밖에 보행행태(20점 만점) 부문은 2022년 12.57점(E등급, 77위)에서 2024년 15.95점(D등급, 62위)으로 개선됐으나, 여전히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영암군과 선진 지자체와의 격차는 매우 크게 나타났다. 2024년 군 단위 1위를 차지한 충북 영동군(87.39점)은 영암군과 12.2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동군의 경우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과 안전띠 착용률이 군 단위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으며, 특히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보행 사망자와 사업용 차량 사망자 제로화를 달성했다. 이는 도로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교통안전 의식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주민 교육과 캠페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영암군은 올해 상반기에 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로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한다. 삼호 나불1삼거리, 영암2교차로, 휴스틸사거리의 교차로 개선과 삼호 이라니길 일원의 보행로 조성이 대상이다.

영암군 건설교통과 도로시설팀 김선동 팀장은 “교통문화지수 향상을 위해서는 한 부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도로 교통체계 개선뿐 아니라 주민 인식개선과 캠페인 등을 위해 교통행정팀,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확보된 6억 원의 예산 외에도 추가 사업 발굴과 예산 확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도로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