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지난 17일 ‘식량안보법’ 제정안을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대표발의했다.

서 의원은 기후위기와 국제정세 불안으로 식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국가의 사전 대비책이 없어 식량 위기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정안은 정부가 5년마다 ‘식량안보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고,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식량안보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식량안보 위기대응기금을 조성해 식량 비축과 방출, 수입 조정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에는 국내외 식량 수급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기 상황 시 경보를 발령하는 시스템도 담겼다. 정부는 ‘국가 식량안보 위기 대응 매뉴얼’을 작성·관리하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이에 따라 대응하게 된다.

한국 식량안보 수준 OECD 최하위권

이번 입법은 한국의 취약한 식량안보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2022년 발표한 세계식량안보지수에서 한국은 OECD 선진국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식량안보 전략 평가에서는 0점을 받았다.

반면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관련 법제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일본은 2024년 기존 농촌기본법을 개정하면서 식료공급 곤란사태 대책법을 제정했고, 중국은 2023년부터 식량안보 보장법을 시행하고 있다. 스위스와 독일도 식량 위기 대응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식량 증산 예산 우선 반영, 취약계층 무상 제공 근거 마련

제정안은 국가가 식량 증산 관련 시책을 예산에 우선 반영하도록 했다. 또 모든 국민이 식량에 접근할 수 있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양곡 무상 제공 근거도 마련했다.

서삼석 의원은 “식량안보법은 식량을 국가안보의 핵심자원으로 관리하면서 국민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생존전략”이라며 “국민의 먹거리를 국가가 책임지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