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무안·신안 지역구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농어업민생 4법’이 지난 8월 4일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이로써 기후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던 농어민들에게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 방안이 마련됐다.


두 차례 거부권 딛고 3번째 도전 성공

서삼석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을 최초로 발의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무산됐다.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한 법안도 2024년 12월 다시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정권 교체 이후 서삼석 의원은 2025년 6월 농어업민생 4법을 재차 발의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여당 주도로 법안 처리가 진행되면서 3번째 시도 끝에 통과에 성공했다.

농어업민생 4법은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등 4개 법안을 말한다. 이 중 농업재해 2법은 7월 23일 먼저 통과했고, 양곡관리법과 농안법이 8월 4일 처리되면서 4개 법안이 모두 가결됐다.


쌀 매입 의무화·가격 차액 지원 핵심

개정된 양곡관리법의 핵심은 정부의 양곡 매입을 재량에서 의무로 전환한 것이다. 쌀 생산량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거나 가격이 하락할 경우, 정부가 의무적으로 시장에서 양곡을 매입해 격리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 재량에 맡겨졌던 시장 개입이 법적 의무가 된 것이다.

농안법 개정안은 농수산물 생산자 대표가 참여하는 ‘농수산물수급조절위원회’ 또는 ‘농수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 구성을 명시했다. 농수산물 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그 차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농수산물 가격안정제도’도 신설된다.

주목할 점은 서삼석 의원안이 함께 심의된 농안법 17개 개정안 중 유일하게 수산물 가격안정제를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농산물뿐 아니라 수산물까지 가격 보장 대상에 넣은 것은 어민이 많은 영암·무안·신안 지역구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 농어민에 실질적 도움 전망

이번 법안 통과는 지역 농어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암군은 쌀, 무화과, 대봉감 등 농산물 생산 비중이 높은 전형적인 농업 지역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으로 쌀값이 하락해도 정부의 시장 개입이 보장되면서 농가 소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격안정제 도입으로 농산물 가격이 생산비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농어업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으로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잦아진 상황에서 농가 경영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삼석 의원은 “농어업민생 4법은 농어민의 생존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생산비조차 보장받지 못했던 농어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영되지 못한 내용은 재차 보완해 최저 생계비 및 자연재해 대응 대책을 마련하고 식량주권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안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시행령 제정과 충분한 예산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기준가격 설정, 지원 규모, 절차 등 세부 사항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농어민들이 체감하는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