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전후 영암군에서 발생한 민간인 75명 희생 사건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고, 국가의 공식 사과를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5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제90차 위원회를 열고 ‘전남 영암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을 진실규명 대상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48년 11월부터 1951년 10월까지 영암군 군서면, 덕진면, 금정면 등에 거주하던 주민 75명이 북한 인민군에 협조했다는 ‘부역 혐의’를 받아 군인과 경찰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던 남성들로, 20대가 가장 많았으나 10대 청소년부터 60대 노인까지 연령대가 폭넓게 분포했다. 이들은 정식 재판 절차 없이 군경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당시 영암군 일대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은 법적 근거 없이 이뤄진 불법행위”라며 “이번 진실규명 결정을 계기로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가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 회복을 위한 구체적 조치 ▲추모사업 지원 ▲역사 기록 반영 ▲평화인권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이날 전북 순창, 전남 함평, 경남 거창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사건 9건에 대해서도 진실규명 결정을 함께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