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상반기 산재사고 사망자 4명…현장은 달라졌나
전년 동기 동일·전남 두 번째
닷새 만에 같은 위반 재적발
6·7월 사망에 9월 취부 중상
조선업 재해·사망 모두 늘어
닷새 만에 같은 위반 재적발
6·7월 사망에 9월 취부 중상
조선업 재해·사망 모두 늘어
선호성 기자입력 : 2026. 09. 18(금) 13:00

올해 상반기 영암군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는 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았다. 전남 전체 사고사망자가 16명에서 2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영암은 광양에 이어 여수와 함께 두 번째로 많았다. 그 사이 3월 고용노동부 장관의 불시점검과 후속 기획감독이 이어졌다. 그러나 장관 점검 닷새 만에 같은 유형의 안전수칙 위반이 다시 적발됐고, 이후 6·7월 사망사고에 이어 9월 중상사고까지 발생했다.
점검 닷새 만에 같은 위반
대불산단의 안전 문제가 다시 집중적으로 제기된 것은 올해 2월부터다.
2월 28일 대한조선에서는 캄보디아 출신 하청노동자가 선박 구조물을 고정하는 취부 작업을 하던 중 임시 용접 부위가 파손되면서 넘어진 1t짜리 선박 블록에 깔려 숨졌다. 이 사고로 대한조선은 13일간 조업을 중단했다.
앞서 같은 달 HD현대삼호에서도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가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잇단 사망사고에 김영훈 장관은 3월 9일 대불산단을 불시점검했다. 현장에서는 추락방지 조치 미흡과 가스배관 식별 문제 등이 적발됐다. 그러나 불과 닷새 뒤 목포지청의 불시점검에서도 같은 유형의 위반이 다시 확인됐다. 이후 목포지청은 대불산단 전반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도 움직였다. 27개 단체는 원·하청 책임자들을 관련 법 위반 혐의로 목포지청에 고발하고, 대불산단 특별근로감독과 민관 합동 특별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그래도 사고는 이어졌다
6월 22일 HD현대삼호 영암조선소에서는 선박 접안 작업 중 스토퍼가 파단되면서 풀린 계류로프에 맞은 노동자가 숨졌다. 닷새 뒤인 27일에는 대불산단 한 선박 구성품 도장업체에서 몽골 국적 40대 이주노동자가 크레인으로 옮기던 700㎏ 금속 배관에 맞아 숨졌다.
7월 24일에는 대한조선에서 50대 하청노동자가 11m 높이 크레인 상부에서 작업하던 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숨졌다. 사고 이후 유족은 대한조선의 공식 사과와 사고 대응 매뉴얼 확인 등을 요구하며 공장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9월에는 다시 중상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일 오전 11시께 대불산단 한 조선기자재 업체에서 베트남 국적 40대 노동자가 선박 부재를 고정하는 취부 작업 중 철제 구조물에 깔렸다. 노동자는 양쪽 다리 등에 중상을 입고 목포지역 병원으로 옮겨진 뒤 소방헬기를 통해 대전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다.
특히 이번 사고는 지난 2월 대한조선 사망사고와 마찬가지로 취부 관련 작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손상용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9월 사고에 대해 조선업 호황에 따른 작업 속도 압박으로 가용접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채 작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대한조선 사고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영암 사고사망자 ‘4명→4명’
고용노동부의 ‘2026년 2분기 누적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남지역 사고사망자는 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명보다 11명 늘었다.
지역별로는 광양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여수와 영암이 각각 4명으로 뒤를 이었다. 영암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사고사망자가 4명이었다. 산재보험 가입자 1만 명당 사고사망자 수를 뜻하는 사고사망만인율은 올해 0.86으로 구례 1.10에 이어 전남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영암의 사고사망자는 전년보다 늘지는 않았지만, 높은 수준이 이어졌다.
다만 이 통계는 상반기까지의 자료다. 고용노동부는 통계 설명에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상 승인일을 기준으로 집계하기 때문에 실제 재해 발생 시기와 통계 반영 시점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올해 상반기 사고사망자가 지난해 449명에서 409명으로 40명 줄었지만, 제조업에서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 사고사망자는 86명에서 103명으로 17명 늘었다.
대불산단의 주력 업종인 선박건조·수리업에서도 재해자는 지난해 상반기 1천722명에서 올해 1천874명으로 152명 늘었다. 사고와 질병을 합친 산재 사망자도 38명에서 43명으로 5명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사고사망자가 줄어든 사이 영암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고, 선박건조·수리업의 산재 지표도 악화됐다. 장관 점검과 기획감독, 같은 유형의 안전위반 재적발 뒤에도 사고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점검 횟수가 아니라 현장의 변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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