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0억 결산상잉여금, 영암군 결산심의에 부쳐
영암군 재정은 군수 개인 금고가 아니다
영암열린신문입력 : 2026. 09. 18(금) 10:58

새롭게 출범한 제10대 영암군의회가 제328회 제1차 정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회기에서는 2025회계연도 결산을 심의한다. 단순히 지난해 살림살이를 숫자로 정리하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2025년 결산에서 드러난 재정운영의 문제를 되짚고, 앞으로 영암군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방향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
2025회계연도 영암군은 세입 9,657억 원 가운데 1,620억 원을 결산상잉여금으로 남겼다. 이 가운데 다음연도 이월액이 1,085억 원, 순세계잉여금이 388억 원에 달한다. 결산검사에서도 예산을 편성하고도 전혀 집행하지 않은 사업이 70건, 약 9억9천만 원으로 지적됐다. 2024회계연도에서 넘긴 예산을 2025회계연도에도 집행하지 못한 사례도 25건, 약 24억8천만 원에 이른다. 사고이월 역시 596억 원 규모다.
예산은 편성하는 것만으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제때 집행돼 군민의 삶에 쓰여야 한다. 필요성이 사라진 사업이라면 추경에서 정리해 다른 곳에 재원을 활용하고,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 예산을 세워놓고 쓰지 않거나 해마다 다음 연도로 넘기는 일이 반복된다면 군민 입장에서는 행정의 계획과 집행 능력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2026년 영암군 본예산은 7,191억 원으로 편성됐고,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서 다시 1,743억 원이 늘었다. 확정 추경에는 지방교부세 감소에 따른 재원 부족과 주요 현안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 공공자금 296억 원의 차입도 반영됐다. 영암군이 특별회계와 기금의 여유자금을 내부적으로 활용하는 것 역시 결국 향후 되갚아야 할 재원이다. 연초에는 재원이 부족하다며 본예산을 보수적으로 편성하고, 하반기에 대규모 추경과 차입을 반복하는 재정운영이 적절한지 의회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예산의 우선순위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농업기반시설과 생활환경, 보행로와 하수관로, 산업현장의 안전, 통학로와 주차난 같은 문제들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재정에 여력이 있다면 주민의 일상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업부터 안정적으로 반영하고 집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이번 정례회에 올라온 생활요금 관련 안건도 같은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월출산 기찬랜드 평상 4만 원, 정자 7만 원의 시설 사용료 기준을 조례에 신설하면서 별도의 시설사용료 감면 규정은 두지 않았다. 상·하수도 요금은 당초 2026년 9월 예정됐던 인상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2027년 2월로 5개월 미루는 내용이다. 군민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한다면 단순 유예에 그치지 않고 요금 인상계획의 적정성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영암 방문의 해’ 조례 역시 관광 활성화라는 취지 못지않게 재정지원의 범위와 우선순위를 꼼꼼히 봐야 한다. 조례안에는 관광상품 개발과 홍보, 숙박·체험시설 지원뿐 아니라 행사 참여와 관광객 유치 등에 기여한 개인·기관·단체에 상품권, 숙박·체험 이용료와 실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겨 있다. 관광정책도 필요하지만,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사용할 것인지 군민의 생활과 비교해 판단해야 한다.
진보당 영암군위원회는 이번 결산심의에서 예산을 전혀 집행하지 않은 70건과 전년도 이월예산을 다시 집행하지 못한 25건의 사유와 이후 조치가 군민에게 충분히 설명돼야 한다고 본다. 또한 연초의 본예산과 하반기의 대규모 추경·차입이 반복되는 재정운영 구조를 점검하고, 2027년 본예산부터는 실제 재정 규모와 사업 집행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기찬랜드 시설사용료와 상·하수도 요금 인상계획도 군민 부담을 기준으로 재검토하고, 관광·축제·개발사업뿐 아니라 농업용수와 생활도로, 하수관로, 산업안전, 통학로와 주차공간 등 주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생활·안전 인프라에 더 많은 재원이 배분돼야 한다.
영암군의 재정은 어느 한 사람의 금고도, 치적을 위한 쌈짓돈도 아니다.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군민의 생활과 지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공공의 자산이다. 새롭게 출범한 제10대 영암군의회가 이번 결산심의를 통해 지난해 예산의 문제를 제대로 짚고, 앞으로의 재정운영이 군민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집행부를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