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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출범 이후 2년간 우승희 영암군수는 총 5차례, 28일간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8,300만 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한 우 군수의 출장들은 영암군 발전에 얼마나 연관될까? 본지는 민선8기 전반기 동안 우승희 군수의 해외출장 전반을 심층 분석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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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이라고 하기엔 너무 다른 길: 히로시마 스마트팜 연수의 실체

우승희 영암군수는 지난 6월 10일부터 13일까지 3박 4일간 일본 히로시마현을 방문했다. ‘영암형 스마트팜 모델 성공적 구축을 위한 스마트농업 일본선진 연수’라는 목적으로 진행된 이번 출장은 농어촌공사와 공동 주관했다는 점에서 이전과 차별화된다.

영암군은 올해 초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공모에 선정됐다. 2026년까지 총사업비 227억 원(국비 140억, 도비 12억 포함)을 투입해 덕진면 장선리 군유지 7ha에 철골 유리온실 4ha를 조성할 계획이다.

토마토, 딸기 등 과채류와 상추, 케일 등 엽채류를 재배하는 시설원예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18~39세 청년농업인들에게 300~500평씩 최대 3년간 임대해 농업 창업의 요람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수는 이러한 대규모 공공주도형 스마트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일본의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감도

그러나 실제 방문 결과를 분석해보면, 영암군의 계획과 일본 현지 상황 사이에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간극이 발견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정책 기조다. 히로시마현 농업기술센터는 “최대한 행정이 개입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며 “농가와 기업이 수용 가능한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기술을 보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팜 조성에 대한 지원은 아직 검토 단계”라는 언급은 대규모 공공투자를 통한 선도적 스마트팜 구축을 서두르는 영암군의 접근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보여준다.

방문한 실증농장들의 규모와 운영방식은 이러한 간극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냈다. 히데팜과 OKI팜은 3,000㎡(약 900평) 규모의 소규모 농장으로, 자동 개폐 시스템이나 수확량 예측 시스템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전면 도입하기보다 일부 시설에만 시범적용하며 현장 적용성을 검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이는 4ha(약 12,000평) 규모의 시설원예단지를 구상하는 영암군의 계획과는 비교조차 어려웠다.

▲ 일본 OKI팜 방문 사진

이번 출장에는 군수를 포함해 12명의 공무원이 동행했으며, 군 예산에서 1,448만 9,130원이 투입됐다. 농어촌공사는 별도로 청년농부 4명, 신중년농부 2명, 농수산대학 학생, 4H연합회 회장, 공사 직원 3명 등 11명의 연수 비용을 부담했다. 여기에 인솔자와 통역까지 총 25명의 대규모 연수단이 꾸려졌다.

군 예산이 투입된 공무원 12명의 경우, 1인당 약 120만 원(항공료 30만원, 숙박비 42만원, 식비 28만원 상당)이 소요됐다. 특히 군수 비서실장, 정책보좌관, 군정홍보과 직원 등 행정직 공무원들이 다수 포함된 점은 실무 연수라는 취지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 일본 히데팜 방문 사진

이번 출장이 작년 10월 말 히라카타시 방문(공무원, 의회, 민간인 등 29명 동행, 4,781만여 원 지출) 이후 7개월 만의 두 번째 일본 출장이라는 점은 더욱 의구심을 갖게 한다. 과연 이번 연수가 실질적인 벤치마킹이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스마트팜 연수’라는 명분으로 이뤄진 관행적 순방은 아니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영암군이 추진하는 227억 규모의 대규모 스마트팜 사업이 제대로 된 벤치마킹도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다. 일본이 20여 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도달한 ‘시장 친화적이고 점진적인 접근’이라는 교훈은 차치하더라도, 우승희 군수가 보여온 관 주도의 일방적 행정 스타일을 고려하면, 영암군의 계획과 유사한 규모와 운영방식의 사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없이 대규모 공공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내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