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농어촌 지역에서 근무 중이던 공중보건의사들을 대도시 의료기관으로 파견하면서 오히려 농어촌 의료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보건의료취약지에서 활동 중인 의과 공중보건의사 257명과 군의관 290명을 수도권과 대도시 의료기관에 차출했다.

이에 따라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농어촌 지역의 의료 접근성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전남 지역에서만 총 37명의 의과 공중보건의사가 파견되었는데, 이는 농어촌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전남 화순군의 경우를 보면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화순군에는 현재 10명의 공중보건의사가 배치되어 있는데,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5명이 이번 정부 정책에 따라 차출됐다. 이로 인해 나머지 5명의 공중보건의사가 화순군 내 13개 읍·면의 보건의료를 메워야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파견 경험이 있는 공중보건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이 파견이 근무 기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이 정부의 정책이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서 의원은 “40년 넘게 농어촌 의료 혜택 증진을 위해 운영돼 온 공중보건의 제도 취지를 몰각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졸속 정책이 공중보건의사들의 헌신으로 개선된 농어촌의 보건의료 여건을 후퇴시키고 있다”며 “농어촌 주민들을 희생양 삼는 무책임한 행태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